[현장+] 휴대전화 개통 중단 첫 일요일, "휴무는 커녕 일만 늘었어요"

입력 2017-07-03 11:34   수정 2017-07-03 15:28

판매점·대리점 대부분 정상영업
개통 지연으로 직원 업무 절차 오히려 늘어




일요일 휴대전화 신규 개통이 전면 금지된 첫날인 지난 2일. 판매점들과 대리점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정상영업을 이어갔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매주 일요일에는 휴대폰의 신규 개통이 안된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와 이동통신 3사는 시장과열 해소와 대리점·판매점 직원의 휴일 보장을 위해 전산휴무일을 기존 격주에서 매주 일요일로 확대했기 때문이다.

판매점들은 매출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주말개통이 중단되면 생존권을 위협받는다며 시행 전부터 강력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막상 닥친 첫 번째 일요일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실제 쉬는 점포는 거의 없었고 직원들 또한 대부분 정상적으로 근무했다. 당초 의도했던 직원들의 휴무 보장은 없었던 것과 같았다. 오히려 신규개통을 위해 왔다가 발길을 돌리는 고객들을 붙잡기 위한 직원들의 영업활동은 더 많아졌다.

서울 구로동 테크노마트의 휴대전화 집단 상가는 평소 일요일과 마찬가지로 활기가 넘쳤다. 일요일 휴대전화 개통 업무가 중단됐다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였다. 판매점 직원인 A씨는 "전산이 중지되더라도 휴대전화 구입은 가능하다"며 "전산 인증 절차만 정지되는 것이다보니 신분증 스캔 등 필요 서류를 준비하면 월요일에 바로 개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 정부의 통신비 인하시기와 단말기 보조금 등을 놓고 말이 많아지면서 휴대폰 판매점에는 손님이 줄었다. 그나마 LG전자의 'LG G6+'나 삼성전자의 '갤럭시 S8', '갤럭시 노트 FE' 등 신제품들이 나오면서 관심을 보이는 손님들 몇몇 정도가 매장을 찾았다.

판매점 입장에서는 손님이 워낙 귀하다보니 일요일임에도 사장을 비롯해 직원들이 총출동한 판매점들도 있었다. 직원들은 일요일에 개통이 안되는 대신 차주 월요일 개통을 해주겠다는 조건의 '개통 예약' 방식을 설명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직원들 입장에서는 번거로운 절차가 늘어나기는 했지만,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용산의 한 판매업자는 "예전에는 바로 개통이 됐었는데 전산 처리를 정지했다가 내일해야 하니 오히려 일이 많아졌다"면서도 "최근에 통신비 인하를 재보면서 구매 시기를 미루는 손님이 많다보니, 그나마 오는 손님을 위한 이런 수고쯤은 감수해야 한다"고 털어놨다.

한편 집단 상가들은 대부분 정상영업을 했지만, 일부 대리점의 경우 일요일 영업을 쉰 곳도 있었다. 한 이동통신 직영점 직원은 "우리는 그 전에도 격주로 일요일 개통이 안됐었기 때문에 크게 다를 건 없다"면서 "다만 주변에 영업이 잘 되지 않는 대리점은 일요일 영업을 쉬는 곳들도 있다"고 말했다.

김소현 한경닷컴 기자 ks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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