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재무] 전직 야구 선수들도 깜짝 놀랐다 120억 투자 유치한 '레전드야구존'

입력 2017-07-03 17:05   수정 2017-07-03 17:11

벤처인사이드 - 클라우드게이트

일본 게임사와 손잡고 해외 진출
창업 2년 만에 기업가치 600억



[ 김태호 기자 ] 2015년 6월, 스크린 야구 장치를 개발 중이던 벤처기업 클라우드게이트에 비상이 걸렸다. 공을 던지는 기계(피칭머신) 소프트웨어 개발이 다 끝난 상황에서 센서 공급이 좌절됐기 때문이다. 센서는 타구의 각도 및 속도를 판독해 내는 장치로 스포츠 스크린게임에서는 핵심적인 기술이다. 당초 전문업체에서 납품을 받기로 했지만 가격이 예상보다 지나치게 비싸 무산됐다. 결국 클라우드게이트 직원 20여 명은 사무실에서 1주일간 밤을 새우며 센서 개발에 착수했다. 회사가 문을 닫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배수의 진을 친 셈이다. 오동석 클라우드게이트 대표는 “센서를 개발한 2년 전 그날을 잊을 수가 없다”며 “절박한 상황에서 모든 직원이 힘을 쏟아 개발에 성공했고 지금은 이 센서가 클라우드게이트의 핵심 기술이 됐다”고 말했다.

스크린 야구 ‘레전드야구존’ 운영업체인 클라우드게이트는 2015년 1월 설립됐다. 피칭머신, 소프트웨어, 센서까지 모든 기계를 회사가 직접 개발했다. 그해 말 서울 신천동에 1호점을 열었다. ‘레전드야구존’의 센서는 매우 정교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직 야구선수들이 방문한 뒤 야구장과 똑같이 타구가 날아가는 것을 보고 감탄했을 정도다. 이 전직 야구선수들은 ‘레전드야구존’의 가맹점주가 됐다.

지난해부터는 벤처캐피털(VC)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시리즈A 투자에서 SJ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45억원을, 올해 2월에는 LB인베스트먼트, KTB네트워크, 미래에셋벤처투자로부터 80억원을 추가로 유치했다. 지금까지 투자받은 규모만 125억원, 기업가치는 올해 초 기준으로 6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창업 2년 반 만에 이룬 성과다.

클라우드게이트는 이제는 ‘스포츠 게임 테마파크’ 업체를 지향하고 있다. 최근 서울 강남역에 ‘레전드 히어로즈’를 연 것이 대표적이다. 레전드 히어로즈에서는 야구를 포함해 양궁, 축구, 사격 등 다양한 스크린 스포츠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개점과 동시에 전국 각지에서 문의가 들어와 이미 20여 개의 가맹 계약을 맺었다.

해외 진출도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야구 강국인 일본이 첫 해외 진출 지역이다. 스트리트파이터 등의 인기 게임을 만든 일본 캡콤사, 반다이남코 등과 손잡고 일본의 아케이드 게임 복합몰에 클라우드게이트의 스크린 스포츠 게임을 납품한다는 계획이다. 오 대표는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고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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