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 체질개선 '3년 프로젝트' 나선 이해선 대표

입력 2017-07-03 17:26  

"정수기 필터 직접 갈다 양복바지 세벌 찢어져"

지난해 11월 구원 등판…현장 직접 뛰며 해법 모색
임원 난상토론, 신속 결론

대표가 먼저 아이디어 내 '아이스 정수기' 새로 출시



[ 김정은 기자 ]
이해선 코웨이 대표는 올 들어 세 번이나 양복바지가 찢어졌다. 그는 지난해 11월 대표에 취임한 뒤 수시로 전국 소비자 가정을 찾아가 직접 정수기 필터를 교체하고 비데 청소를 했다. 주방과 화장실에서 쭈그려 앉았다가 일어서기를 반복하다 보니 바지가 견뎌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기간에 그가 전국을 돌며 만난 ‘코디(코웨이레이디·현장 서비스인력)’만 4000여 명, 전체의 35%나 된다. 이 대표는 “대표가 변해야 기업 체질도 바뀐다”며 “먼저 아이디어를 내고, 현장을 뛰어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 솔선수범 “체질 바꾸자”

이 대표는 3일 “작년 ‘얼음정수기 파동’ 이후 올 상반기엔 숨을 고르며 재도약을 준비했다”며 “체질개선 작업을 통해 깨끗한 물과 공기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첫걸음이 소비자 신뢰를 다지기 위한 3년 프로젝트인 ‘코웨이 트러스트’다. 이 대표는 최근 매주 금요일 무한책임위원회 회의를 시작했다. 현안에 대한 임원 난상토론이 벌어지고 의사결정은 신속하게 이뤄진다. 대표 직속인 TQA(신뢰&품질보장)센터도 열고 철저한 검열을 하고 있다.

코웨이 내부 분위기도 달라졌다. 시장 1위로서의 장악력과 기술력을 기반으로 “다시 한번 뛰어보자”는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제품 아이디어도 냈다. 코웨이는 현장 코디들의 애로사항에서 착안해 얼굴에 수분을 공급해주는 미용기기를 출시한다. 그는 “여성 코디들은 오후가 되면 화장이 지워지거나 번져서 난감해하더라”며 “입자가 작은 정수물이 자동으로 피부에 분사되는 미스트 기기”라고 설명했다.

◆혁신 제품 아이스 정수기

코웨이는 얼마 전 야심작인 아이스(AIS) 정수기를 내놨다. 증발기 없이 정수물이 차가운 관을 통과하면서 얼음을 만드는 방식이다. 버튼을 누르면 탄산수가 바로 추출되는 혁신적인 제품이다. 이 대표는 “빙과업체 빙그레에 근무한 경험에서 착안해 아이디어를 냈다”며 “얼음정수기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각오로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들이 하는 제품은 만들지 않겠다”며 “아이스 정수기같이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을 꾸준히 선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외 사업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성공으로 자신감이 생기자 중국시장을 제대로 공략하겠다는 각오다. 얼마 전 해외사업본부 내 중국 관련 사업조직을 한데 모아 중국사업부문을 신설했다. 이 대표는 “중국은 다른 국가와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할 것”이라며 “현지 업체들이 먼저 협력을 요청하는 등 분위기가 좋다”고 했다.

CJ제일제당 공동대표와 CJ오쇼핑 대표, 아모레퍼시픽 부사장 등을 지낸 이 대표는 최근 신입사원 가족을 회사로 초청해 직접 칼국수와 만두를 요리해 대접했고, 정수한 물로 동치미 김치를 담가 기부하는 ‘동치미 축제’, 말레이시아와 한국에서 마라톤 대회 ‘코웨이 런’을 여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그는 “생활가전은 소비재의 종합판으로 4차 산업혁명의 선봉대 격”이라며 “생활가전 1위인 코웨이의 저력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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