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뉴욕증시의 투자자들의 주의해야 할 3대 리스크로 원자재 가격 하락과 기대인플레이션 부진, 낮은 시장변동성이 지적됐다. 월가의 투자전문지 배런스와 JP모건이 상반기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린 뉴욕 증시의 하반기 동향을 좌우할 변수로 꼽은 것들이다.
전문가들은 원자재 가격 하락이 글로벌 경기의 둔화를 예고하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올들어 국제유가는 14%, 철광석 가격은 37% 급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닥터 쿠퍼’로 불리며 글로벌 경기의 선행지표를 해온 구리 가격도 향후 10개월내에 10% 급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공급과잉과 함께 수요부진 우려로 약세를 보이는 유가와 마찬가지로 구리가격 역시 최대 수요국인 중국의 하반기 경기둔화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인프라(사회간접시설) 투자확대가 지연되면서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JP모건은 올들어 7% 상승하면서 런던 금속거래소(LME)에서 지난주 톤당 5937달러에 거래되던 구리가격이 톤당 5000달러까지 밀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 중앙은행(Fed)의 긴축 기조에도 불구하고 기대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도 경기전망의 불안감을 보태고 있다. 월가의 투자분석가들도 경기 확장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면 지난달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자산축소를 예고한 Fed가 인플레이션 지표의 부진으로 딜레만에 빠질 수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5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1년전에 비해 1.4% 상승하며 지난 2015년 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그쳤고, 지난달 30일 미시간대학이 발표한 소비자들의 향후 5년간 연평균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2.5%에 그쳤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서비스 부문의 물가 하락세를 감안할 때 실제 기대 인플레이션은 1.75%로 Fed의 목표치인 2%를 훨씬 밑돈다고 분석했다.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변동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뉴욕증시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 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 지수(VIX)는 최근 한 달간 10선 안팎에 머물고 있다. 지난 5월에는 7번이나 VIX지수가 한자릿수로 떨어지기도 했다. 1987년 이후 VIX지수가 10선을 밑돈 것은 단 11일밖에 없었다. JP모건은 Fed의 추가금리 이상과 대차대조표 축소, 기업의 높은 레버리지 비율 등을 감안할 때 향후 변동성이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투자전략 자체가 단순한 패시브 투자기법이 확산되면서 시장의 매수와 매도를 예측하기 쉬워진데다 가격의 효율성을 추적하는 AI(인공지능) 트레이딩이 적정가를 빠르게 찾아가면서 시장변동성이 과거에 비해 크게 낮아졌지만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VIX가 시장의 현재 변동성을 반영하는 데는 적절하지만 미래의 변동성까지 예측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며 “현재 시장이 지나치게 조용하다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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