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치솟는 돼지고기…AI·청탁금지법 여파로 수요 몰려

입력 2017-07-04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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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몸값이 치솟고 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와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여파에 닭고기와 소고기 수요까지 돼지고기로 몰리면서다.

국민 1인당 돼지고기 소비량이 늘면서 삼겹살 외에 목살, 안심 등 비인기 부위 수요가 증가한 것도 영향을 주고 있다.

4일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전날 돼지고기(탕박) 평균 도매가격은 1kg에 5615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800원)보다 17% 뛰었다.

탕박은 뜨거운 물에 돼지를 담가 털을 뽑아 놓은 것으로 지난해부터 돼지고기 가격 산정의 기준으로 쓰이고 있다.

올 들어 월별 돼지고기 평균 가격을 살펴보면 1월 4329원, 2월 4647원, 3월 4608원, 4월 5259원, 5월 5183원, 6월 5391원으로 반년 만에 24% 뛰었다.

가장 인기 있는 부위인 삼겹살의 경우 1kg에 2만3531원(전날 기준)으로 1년 전보다 11% 올랐다.

보통 돼지고기 가격은 여름 나들이철과 캠핑 시즌인 가을까지 가파르게 오르다 추석 명절을 기점으로 하락한다. 이를 고려하면 당분간 돼지고기 가격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농촌경제원(KREI)은 7월 축산관측월보를 통해 이달 돼지고기 가격이 1kg 평균 525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684원)보다 12% 높은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 들어 도축 물량과 수입 물량은 증가했음에도 돼지고기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건 AI와 청탁금지법 등으로 예년에 비해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KREI에 따르면 올 7월 돼지고기 생산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증가한 6만6000t, 수입량도 14.1% 뛴 2만7000t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 8~12월까지 돼지고기 수입량과 공급량도 각각 전년 동기보다 6.6%와 2.3% 증가한 13만7000t와 52만t로 전망되고 있다.

이형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축산관측팀장은 "돼지고기 생산량과 수입량이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건 수요가 그만큼 받쳐주고 있다는 얘기"라며 "AI와 청탁금지법 영향에 육류 수요가 돼지로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겹살 외에 앞다리, 목살 등 비인기 부위 수요가 전반적으로 늘고 있는 것도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는 이유로 꼽힌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에 따르면 전체 돼지고기 수입량 중 삼겹살 비중은 2013년 53.1%에서 올해 현재까지 45.4%로 감소했으나, 앞다리는 같은 기간 34.8%에서 41.4%로 증가했다. 목살도 이 기간 9.4%에서 10.7%로 1.3%포인트 늘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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