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영의 재무설계 가이드] (35) '냉철한 투자' 비결?…이익·손실 결정 날 미래로 '시간여행' 해보라

입력 2017-07-04 17:41   수정 2017-07-06 11:05

정서적 예측 오류

전문가처럼 차분히 대처하면 자산 투자 성과 더 좋아지고
손실 나도 손절매 시기 안놓쳐…정서적 상태 '자가진단' 해 볼만

장경영 한경 생애설계센터장 longrun@hankyung.com



[ 장경영 기자 ] ‘모교 로고가 박힌 머그컵을 얼마에 팔 것인가.’

행동경제학자 조지 로웬스틴은 노스웨스턴대 학생을 대상으로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머그컵을 가진 학생들은 5.96달러, 머그컵이 없는 학생들은 4.16달러라고 답했다. 심리학의 연구 및 실험 결과를 경제학적 의사결정의 설명에 활용하는 행동경제학에선 이 결과를 소유효과로 설명한다.

소유효과는 자신이 가진 물건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는 성향을 말한다. 똑같은 머그컵인데 그것을 가진 학생이 갖지 않은 학생보다 희망판매가격이 높았던 게 소유효과 때문이란 얘기다.

로웬스틴은 이 실험 결과를 정서적 예측 오류로 풀이했다. 정서적 예측이란 사람들이 미래에 닥칠 일에 대해 자신이 그것을 어느 정도 좋아할지 싫어할지를 미리 생각해보는 것이다. 머그컵이 없는 학생들이 자신이 미래에 그 컵에 대해 가질 애착 정도를 예측함에 오류를 범해서 희망판매가격을 낮게 답했다는 게 로웬스틴의 설명이다.

반대 해석도 가능하다. 머그컵을 가진 학생들이 그 컵에 대한 미래의 애착 수준을 너무 높게 예측한 탓에 희망판매가격을 높게 말했다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정서적 예측 오류가 존재하고 이것이 재무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사람들은 정서적 예측에 기초해 많은 의사결정을 내리는데 이때 과잉 정서적 예측이 최적의 의사결정을 방해할 수 있다. 미래의 일에 대해 필요 이상의 부정적 정서를 예측하면 그것을 과도하게 걱정해 최적 선택을 하지 못한다.

반대로 미래 사건을 지나치게 긍정적 감정으로 받아들일 것으로 예상하면 오히려 그 사건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데 방해 요인이 될 수도 있다. 과잉 부정, 과잉 긍정 모두 문제란 얘기다.

이런 정서적 예측 오류는 왜 생겨날까. 미래 특정 사건에 너무 초점을 맞춘 나머지 그 사건의 결과를 과대 추정하고 다른 사건들이 미칠 영향은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첫 번째 원인이다. 특정 사건에 콩깍지가 씌어 정확한 예측을 못하는 것이다. 생각하지 못한 긍정적 사건이 생기면 굉장히 기쁠 것이라고 예측하지만 실제로 그 사건이 생긴 원인을 이해하고 나면 기쁨이 반감되는 게 두 번째 원인이다.

급여 통장에 뜻밖의 돈이 들어와 기뻤는데 알고 보니 담당자 실수로 그동안 잘못 공제했던 비용을 돌려받은 상황이 이에 해당한다. 부정적 감정을 갖게 되면 스스로 치유하는 시스템이 생각보다 훨씬 빠르고 강하게 작동하는 것도 정서적 예측 오류의 원인이다.

예를 들어 투자한 펀드의 수익률이 갑작스러운 악재로 급락하면 처음엔 충격을 받더라도 ‘일시적 악재일 거야, 곧 회복하겠지’라는 생각으로 자신을 위로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이제 정서적 예측 오류를 진단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아이디어는 이렇다. 미래 특정 사건에 대한 정서를 예측해 현재 정서 상태와의 차이를 따져보는 것이다. 이 차이가 클수록 정서적 예측 오류의 가능성이 커진다.


먼저 미래 투자 이익에 대한 정서적 예측 오류를 따져보자. 일단 자신의 현재 정서를 측정해야 한다. ‘기분이 좋다’와 ‘행복하다’에 대해 자신의 느낌을 ‘전혀 그렇지 않다’(1점)~‘매우 그렇다’(9점) 중에서 하나를 골라 답한다. 이어 두 점수를 합쳐 2로 나눈 점수를 구한다. 이것이 현재 행복 정서 점수이다.

두 번째 단계는 ‘주식에 투자해 이익이 날 경우 기분이 좋을 것이다’와 ‘주식에 투자해 이익이 날 경우 행복할 것이다’에 대해 자신의 느낌을 점수로 표현하는 것이다. 마지막 단계는 두 번째 단계에서 구한 점수에서 현재 행복 정서 점수를 빼서 이익 예측 정서 점수를 구하는 것이다.

이익 예측 정서 점수가 낮을수록 정서적 예측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낮다. 한 연구에 따르면 일반 투자자 1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익 예측 정서 점수가 2.53점으로 나타났다. 같은 조사를 투자 관련 업무를 하는 전문가들에게 실시한 결과 이 점수가 1.73점이었다. 전문가가 일반 투자자에 비해 정서적 예측을 안정적으로 한다는 의미다.


미래 투자 손실에 대한 정서적 예측도 비슷한 방식으로 할 수 있다. 먼저 현재 슬픔 정서 점수를 구하고, 손실 예측 정서를 측정해 점수화한다. 마지막으로 위의 두 점수에 각각 마이너스(-)를 곱한 뒤 후자에서 전자를 뺀 점수를 구하면 된다.

이 점수는 손실 예측 정서 점수로 마이너스 점수이며 클수록 정서적 예측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낮다. 앞의 연구에서 일반 투자자는 -2.10점, 전문가는 -0.73점이었다. 결국 미래 투자 이익과 손실 모두 전문가가 일반 투자자보다 안정적인 정서적 예측을 하는 것이다.

전문가처럼 투자의사결정과 투자 자산 관리에서 감정적으로 절제되고 차분히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투자성과가 좋아지고 손실이 났을 때 손절매 시기를 놓치지 않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대니얼 길버트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정서적 예측에 대한 논문에서 “자신을 미래의 특정 사건이 벌어진 시점에 데려가 그 사건에 대해 차분히 생각해보는 ‘심리적 시간 여행’을 통해 더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장경영 한경 생애설계센터장 longr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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