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의 틀로 품질도 측정해야"

입력 2017-07-04 17:48  

기고문 - 박희준 KS-SQI 자문위원(연세대학교 공과대학 교수)


표준협회에서 조사한 2017 KS-SQI에 따르면 통신서비스 시장에서 본원적 서비스 품질은 전년에 비해 향상됐으나, 고객응대 과정에서의 친절성과 고객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의 적극성은 다소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과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업체들은 본원적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면서 관련 서비스의 품질 향상을 위해 노력함으로써, 대부분의 통신서비스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사용자들은 여전히 본원적 서비스를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

한편 기업들은 고객응대 프로세스의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대면 서비스를 축소하고 온라인 및 모바일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친절성 및 적극 지원성 관련 고객만족도는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성숙기의 초고속인터넷 시장은 기가인터넷 보급으로 새로운 성장기를 맞고 있으며 서비스 신청 과정에서의 친절성, 적극 지원성, 접근 용이성 등이 고객만족도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한편 이동통신 시장은 새로운 기능을 담은 이동통신 단말기와 앱의 등장, 대용량 콘텐츠 사용 증가 등으로 여전히 본원적 서비스 품질은 고객만족도의 주요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관련 업체들은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다양한 예상외 부가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IPTV의 경우 다양한 콘텐츠를 높은 화질로 공급하는 기본적 서비스가 여전히 고객만족도의 주요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모바일을 통해 콘텐츠를 즐기는 사용자들이 증가하고 인터넷과 연결되는 TV가 보급되면서, 향후 IPTV 업체와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전화의 등장으로 이미 성숙기를 지나 쇠퇴기에 접어든 국제전화 시장은 시장이 축소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 중심의 수요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며 사용자들은 예상외 부가적 서비스를 기대하고 있으나, 업체들은 부가적 서비스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포털 서비스는 신문이나 방송보다는 포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정보를 획득하는 인구가 증가하면서 정보에 대한 접근성뿐만 아니라 정보 및 정보를 제공하는 업체에 대한 신뢰도가 고객만족도의 중요한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으나, 신뢰성 향상을 위한 관련 업체들의 노력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편 구인·구직 등 각 영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인터넷 사이트의 경우 전반적으로 사용자 만족도가 하락 추세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관련 시장의 창업 장벽이 낮아 군소 사이트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관련 업계의 서비스 품질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데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한 업체들의 노력에 방향성을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 품질 조사는 공급자가 아닌 사용자의 관점에서 진행돼야 한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기반이 되는 기술에 의해 조사 대상을 분류하고 품질 측정의 틀을 마련할 것이 아니라, 서비스가 제공하는 기능과 서비스를 통해 충족할 수 있는 고객의 욕구를 기반으로 조사 대상을 분류하고 품질 측정의 틀을 마련해야 한다.

여러 가지 기술이 융복합된 서비스가 출현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품질 관리의 틀이 마련돼야 한다.

또한 업계는 비용을 절감하는 데 초점을 맞추지 말고, 고객의 채워지지 않는 욕구를 충족시키고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춰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들을 활용하고자 노력해야 할 것이다.

박희준 < KS-SQI 자문위원(연세대학교 공과대학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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