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 "집, 팔 때 아닌 살 때…중대형에 주목해야"

입력 2017-07-05 15:47   수정 2017-07-05 15:48

가구수 예상보다 급증하는데 20년 넘은 낡은집이 절반 이상
재개발 땐 주택수 줄어들어

내년부터 최소 5년 이상 분양 물량 급감할 가능성
지금은 서둘러 집 사야할 때



[ 설지연 기자 ]
“우리나라는 인구로 보나 가구로 보나 절대적으로 집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이마저도 지어진 지 20년 이상 된 낡은 주택이 절반 이상이다 보니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가 지난달 ‘6·19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 주택시장의 투기수요를 잡겠다고 나섰지만 시장엔 여전히 강력한 상승 에너지가 넘친다. 지난주 문을 연 전국 13개 모델하우스엔 개장 사흘 동안 20만 명이 몰렸다. 규제에도 불구하고 위축된 분위기를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이유를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집이 모자라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내년부터 최소 5년 이상 분양물량이 급감하는 ‘공급 절벽’ 시대가 올 가능성이 높으니 분양받을 수 있을 때 서둘러 집을 사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급 폭탄’보다 ‘공급 절벽’ 우려해야

채 연구위원은 교보문고와 예스24 영풍문고 등에서 경영·경제부문 베스트셀러 10위권(주간 기준)에 올라 있는《돈 되는 아파트 돈 안 되는 아파트》(위즈덤하우스) 저자다. 지난해 《뉴스테이 시대, 사야 할 집 팔아야 할 집》을 내놓은 데 이어 1년 만에 연타로 홈런을 쳤다. 그는 주택보급률 통계의 허점과 노후주택 문제를 지적하면서 국내 주택시장은 절대적인 공급 부족 상태라고 말했다.

채 위원은 “작년 9월 발표된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보면 인구와 가구수가 모두 종전 추계치보다 크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수명이 길어지고 외국인 유입이 늘며 인구가 늘어난 데다 가구 분화 속도 역시 통계청 추계보다 훨씬 빨랐다는 것이다.

그는 “집을 숫자로만 봤을 때는 전국 보급률이 102%인데 외국인 가구가 빠져 있고 여기에 수명까지 길어지면서 인구가 45만 명 늘었다”며 “늘어난 인구를 고려하면 가구 수는 평균 3인 가구로 쳐 15만 가구 정도 늘 것 같은데 실제 같은 기간 가구 수는 40만 가구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40대에서 1인 가구 증가가 다른 연령대보다 두드러졌는데 이혼이나 혁신도시 이전으로 ‘기러기 아빠’가 증가한 이유가 크다고 분석했다. 이런 요인을 고려해 주택 보급률을 따지면 서울은 90%대에 그친다는 것이 채 위원의 분석이다.

채 위원은 ‘서울의 인구가 지속적으로 외곽으로 유출돼 집값이 앞으로 오르기 힘들 것’이라는 일각의 전망에 대해서도 원인과 결과가 뒤집힌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의 주택이 줄어서 인구가 감소한 것일 뿐 서울 지역 수요가 줄어든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재개발 지역 주택 수(다가구주택 포함)를 100가구라 한다면 조합원은 50가구 정도고, 신축이 되면 일반분양 포함 총 85가구 수준의 주택으로 변합니다. 기존보다 15가구가 감소하는 셈입니다. 물론 종전 100가구와 비교해 새로 지어진 85가구는 훨씬 질이 높지만 대신 종전 소유주(조합 및 거주자)의 재정착률은 15% 이하로 낮아지게 됩니다.”

그는 “재개발로 주택 수가 줄고 이 때문에 주거비 부담이 높아져 서울을 벗어나야 하는 가구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점은 많은 이들이 놓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절대적인 양뿐만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도 전국에 노후 주택이 절반이 넘는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채 위원의 분석에 따르면 전국의 주택 재고 1636만 가구 중에서 다가구 포함 단독주택이 830만 가구이고, 이 중 20년 이상 된 낡은 주택이 600만 가구에 이른다. 이 중 아파트는 전체 980만 가구 중 준공 30년 이상이 50만 가구, 20년 이상이 276만 가구 수준이다. 채 위원은 “지방 중소도시를 제외하면 한국은 서울뿐 아니라 지방 광역시 등 도시 지역 주택이 양적으로든 질적으로든 부족한 국가”라고 강조했다.

○당분간 ‘비정상의 정상화’ 정책 이어질 것

채 위원은 정부가 지난달 ‘6·19 대책’을 내놨지만 공급 대책이 빠진 점 때문에 시장에선 당분간 집값 하락의 동력이 없다고 단언했다. 5월 대선 전후 일시적인 과열을 제외하면 현재의 집값 오름세도 내수경기 호조에 따른 자연스러운 상승 기조라고 봤다.

그는 “작년 11·3 대책 이후엔 정권 교체로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고 공급 정책이 바뀔지도 모른다는 시각에 눈치보기 장세가 있었다”며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도시재생 이야기뿐이었고 도시정비나 신도시를 개발하겠다는 얘기는 없어 시장 참여자들이 공급이 확대될 여지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관해선 임대 정책과 아울러 주거환경 개선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내다봤다. 채 위원은 “도시재생사업은 노후 주거지를 개선해 원주민 재정착률을 높이는 동시에 내수를 부양하는 수단도 된다”고 말했다.

또 임대시장과 관련해선 현재 비정상적인 점유구조를 정상화하는 작업이 선행될 것으로 봤다. 다주택자가 주택을 보유하는 데 따르는 의무나 부담보다 이익이 훨씬 큰 현재 상황에서 이들을 임대사업자로 전환시켜 양지로 끌어내는 일에 정부가 우선순위를 둘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채 위원은 “총 800만 가구에 달하는 임대 주택 중 70만 가구만 임대사업자로 등록돼 있다”며 “정부가 확대한 공공임대주택 수도 많지 않기 때문에 주택 임대차 시장의 안정성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는 다주택자이면서 임대사업자로 등록하지 않은 경우는 보유 부담을 높이는 한편 반대로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여러 가지 인센티브를 주는 당근과 채찍을 병행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와 관련해선 그동안 공급이 적었던 중대형 아파트의 가치가 앞으로 부각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채 위원은 “국내에 전용면적 85㎡ 이상의 중대형 주택 비중이 10%가 채 안 되고 아파트만 봐도 15% 이하”라며 “2000년대 초 이후 중대형 공급이 거의 없었던 만큼 앞으로 신축 대형 물량에 대한 희소가치가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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