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인터내셔날의 성공 비결
1. 잘나가는 디자이너 영입
2. 정유경의 '뚝심'
3. "헤리티지 브랜드 만들자"
[ 김용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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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복 톰보이는 1977년, 남성복 코모도는 1986년 세상에 나왔다. 두 브랜드는 각각 1990년대와 2000년대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브랜드도 세월 앞에서 늙어갔다. 2006년 두 브랜드를 탄생시킨 창업주가 별세한 뒤 상황이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2010년 결국 부도가 났다. 이들 브랜드에 관심을 두는 기업은 없었다. 죽어가는 브랜드를 살리는 것은 새 브랜드를 성공시키는 것보다 어렵다는 게 업계의 정설이었다.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의 생각은 달랐다. “한국에서도 오랜 역사를 지닌 헤리티지 브랜드가 나와야 한다”며 톰보이 코모도 등을 325억원에 사들였다. 2011년 일이다. 6년 뒤 두 브랜드는 화려하게 부활했다. 정 사장은 여성복 브랜드 보브도 인수해 매출 1000억원이 넘는 메가브랜드로 키워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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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에게 믿고 맡긴 톰보이
신세계그룹 패션사업을 담당하는 신세계인터내셔날(SI)은 톰보이를 인수하자마자 디자이너부터 영입했다. 정 사장은 “톰보이의 역사와 현대적 감성이 결합된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신세계는 캐주얼 브랜드 코데즈컴바인의 전성기를 이끈 이지연 디자이너(현 디자인 실장)를 찾아냈다. 그는 앞서 쏘베이직, 컬처콜 등의 브랜드를 성공으로 이끈 경험이 있다. 이 실장 주도로 톰보이는 2012년 사업을 재개했다. 2년 뒤인 2014년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작년에는 매출 1413억원을 올리며 메가브랜드로 성장했다. 지난해 톰보이는 ‘스튜디오톰보이’로 브랜드를 개편했다. 더 젊어지기 위한 시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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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사장은 미국 로드아일랜드 디자인스쿨을 나왔다. 패션사업에서 디자이너가 전부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적임자를 찾고, 전권을 줌으로써 톰보이와 코모도를 부활시켰다.
◆10년을 투자해 메가브랜드로 키우다
여성복 보브의 부활스토리에는 ‘뚝심’이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1997년 남녀가 함께 입는 유니섹스 브랜드로 시작한 보브는 외환위기로 어려움에 빠졌다. 파격적 시도를 눈여겨본 신세계는 1998년 보브를 인수했다. 이후 브랜드를 살려내기 위해 10여 년간 꾸준히 마케팅과 디자인에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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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이 붙은 신세계는 2008년 지컷도 인수했다. 상품력과 브랜드의 성장 가능성만 보고 샀다. 공주풍 디자인이 주류를 이루던 그때 ‘세련된 여성미’를 앞세워 차별화를 시도했다. 지금은 500억원대 브랜드로 성장했다.
정 사장은 멈추지 않았다. “한국에도 해외시장에서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브랜드가 있어야 한다”며 2011년 보브를, 작년 5월에는 지컷을 중국시장에 내보냈다. 중국에서 보브는 48개, 지컷은 12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2020년까지 중국에서 보브와 지컷만으로 1500억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 사장이 앞장서 부활시킨 브랜드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았다. 올 들어 4월까지 스튜디오톰보이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늘었다. 지컷과 보브도 각각 23%, 16% 증가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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