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미국과 핵협상 않겠다" 속내는

김정은, 이례적 직접 언급 주목

"미국에 선물 자주 보낼 것"
도발 계속 의지 드러낸 것


[ 이미아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미국과 핵 협상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5일 김 위원장이 전날 ‘화성-14형’ 발사 참관 후 “미국의 대(對)조선 적대시 정책과 핵 위협이 근원적으로 청산되지 않는 한, 우리는 그 어떤 경우에도 핵과 탄도로켓을 협상탁자에 올려놓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또 미국을 향해 “우리가 선택한 핵 무력 강화의 길에서 단 한 치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심심치 않게 크고 작은 ‘선물 보따리’들을 자주 보내 주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북한이 현재로선 미국과 핵 협상에 나설 생각이 전혀 없고, 자신들의 계획에 따라 핵·미사일 개발과 도발을 계속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지금까지 “핵과 미사일은 결코 협상용이 아니며, 미국의 핵 위협에 대응한 자위적 조치”란 입장을 고수해 왔다. 또 “우리의 거듭된 핵 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는 당의 핵심 노선인 ‘핵 무력 및 경제건설’ 병진노선 정책의 일환”이란 논리를 펴고 있다. 북한이 궁극적으로 노리는 것은 미국으로부터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기 위한 북·미 간 대화라고 전문가들은 해석한다.

이명박 정부 때 6자회담 및 대북 비밀 접촉을 주도한 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은 “이젠 과거 6자회담의 틀로 북핵 문제를 해석하면 안 된다”며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성공 발표를 통해 비핵화 의지를 완전히 버렸음을 천명한 만큼 새 정부에서 현 상황에 맞도록 대북 정책을 다시 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