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계륵위기' 제습기, 그럼에도 신제품은 계속된다

입력 2017-07-06 11:19  

장마철 줄고 건조기·에어컨이 대체
상대적 낮은 가격, 이동 편리해 꾸준한 수요




축축한 실내를 뽀송하게 해주고 장마철 빨래건조에 유용했던 '제습기'가 위기에 빠졌다. 장마철이 줄어든데다 빨래를 말리는 역할은 건조기가 대신하고 있어서다. 에어컨의 제습기능이 강화된 것도 제습기의 역할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그럼에도 가전회사들은 올해에도 변함없이 제습기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짧더라도 장마는 있고 100만원을 호가하는 건조기보다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기 때문이다. 에어컨이 미치 못하는 방 안 구석구석까지 이동이 편리한 것도 신제품을 내놓는 이유다.

◆ 제습기 시장, 짧은 장마철에도 수요 꾸준해

제습기 시장 규모는 전체적으로 커지고 있지만, 교체 수요가 적다보니 신제품 판매는 부진한 편이다.

6일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제습기의 판매량은 43만7675대다. 2014년에 90만대에 육박한 것과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줄었다. 위닉스가 16만대 이상을 팔아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삼성전자, LG전자, 대유위니아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습기는 가끔 사용하고 한 번 사면 꾸준히 보관하면서 쓰는 가전제품이다보니 판매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면서도 "보급률은 꾸준히 늘고 있어 판매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GFK의 집계에서도 제습기 보급률은 2016년 기준 약 36.0%로 2015년 32.4 대비 3.6%p 늘어났다. 올해에는 약 39.8%의 보급률이 예상되고 있다.

최근에는 태풍과 함께 찾아온 깜짝 폭우에 제습기를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27일~7월3일간 판매된 제습기 매출액은 직전 기간(6월20~26일) 보다 350% 증가했다. 전국적으로 폭우가 쏟아졌던 1~3일간 제습기의 판매는 직전 같은 요일(6월24일~26일) 보다 530%나 뛰었다.

◆소음, 용량, 에너지효율성 등 업그레이드한 신제품 내놔

가전회사들은 위축되는 시장이지만, 꾸준히 성능을 업그레이드하면서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기존 제습기의 불편함으로 지적됐던 소음, 적은 용량, 에너지효율성 등을 개선한 제품들이다.

가장 활발히 신제품을 내놓는 회사는 '뽀송'이라는 브랜드로 유명한 위닉스다. 지난해 시장 점유율 1위로 올라선 만큼 승기를 잡겠다는 의지다. 올해에는 6종의 신제품을 내놨다. 기존 제품보다 개선된 소비전력과 제습효율이 특징이다.

신제품 모두 전년보다 54% 개선된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기준을 갖추고 있다. 업그레이드된 열교환기와 컴프레서 등을 탑재했다. 일부 제품에는 SK텔레콤의 스마트홈 기능을 넣어서 외부에서도 습도를 측정하고 원격 제어가 가능하도록 했다.

삼성전자 또한 기존 인버터를 훨씬 더 개선해 전기료 절감은 물론 소음도 대폭 절감한 3개 용량, 4개 모델을 출시했다. 빨래 건조 모드를 특화했다. 세탁물을 건조하고 운동화 등을 안쪽까지 뽀송하게 말려줄 수 있도록 신발건조모드까지 있다. 빠른 제습이 필요할 때 터보모드를 사용하면 30분간 최대 2ℓ 가량 제습이 가능하다.

올해 4개의 새로운 모델을 내놓은 LG전자는 에너지 효율이 높고 모든 제품에 무선인터넷(와이파이)이 탑재된 게 특징이다. 신제품 중에는 국내 가정용 제습기 중 최대 용량인 19ℓ가 포함된 점이 이채롭다.

인테리어 효과를 감안해 기본 색상인 화이트 디자인에는 골드·실버·라임 색상의 핸들을 적용했다. 휘센 에어컨이나 퓨리케어 360° 공기청정기와 동일한 색상의 제품들도 출시했다.

대유위니아는 탈취 및 항균 기능을 더했다. '위니아 제습기 제로'에는 악취와 오염 물질을 제거하는 ‘항균탈취필터’가 새롭게 적용됐다. FITI 환경자원분석센터의 시험 연구 결과 탈취율과 세균감소율이 최대 99.9%에 달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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