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리 "미국 군사력 막강…중국·러시아 거부권 쓸 테면 써라, 우리 길 가겠다"

입력 2017-07-06 17:39   수정 2017-07-07 05:08

북한·중국 싸잡아 경고한 미국

안보리 '북한 ICBM' 긴급회의…미국 초강경 발언

중국 "북한 도발·한미 군사훈련 동시 중단" 되풀이
러시아 "군사수단은 안된다" 중국에 동조
트럼프 "북한 나쁜 행동에 엄중한 결과 있을 것"



[ 뉴욕=이심기 기자 ]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정면충돌 양상으로 치달았다. 주요 2개국(G2)으로 불리는 양국의 대립이 자칫 글로벌 경제에 또 다른 위험신호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초강경책 내놓은 미국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 미국과 중국은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웠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격앙된 어조로 안보리 상임이사국을 상대로 “필요한 상황이라면 (대북) 군사력을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류제이 유엔 주재 중국대사는 “군사적 수단은 옵션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블라디미르 사프론코프 유엔 주재 러시아차석대사도 “군사수단은 배제돼야 한다”고 동조했다. 오히려 중국과 러시아는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의 한국 배치가 동북아 안정에 심각한 타격을 가할 것이라며 배치 중단을 촉구했다.

안보리의 대북 추가제재를 놓고도 미·중은 현격한 입장차를 보였다. 헤일리 대사는 “새로운 대북 유엔 결의를 제안할 방침”이라며 “북한과 무역 거래를 하는 나라를 표적으로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김정은 정권의 생명줄로 여겨지는 대북 원유 공급을 중단하고 러시아, 중국, 폴란드 등이 북한의 외화벌이 노동자를 받아들이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제재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맞섰다. 류 대사는 북한의 도발과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동시에 중단해야 한다는 중국의 기존 ‘쌍중단(雙中斷)’ 해법을 되풀이했다.

헤일리 대사는 한치의 물러섬 없는 공방이 이어지자 “새로운 제재 결의를 반대하고 북한과 친구가 되기를 원한다면 거부권을 행사하면 된다.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갈 것”이라며 독자제재를 예고했다. 이날 안보리는 결론 없이 마무리됐다. 추가 회의 일정조차 잡지 못했다. 유엔의 추가 대북제재는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6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폴란드를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이 아주 나쁜 행동을 한 데 대해선 엄중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상당히 엄중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가 반드시 그 조치를 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무역충돌로 확대되나

지난 4월 미국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대북 압박을 통해 중국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을 억제시키는 대신 미국은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과 대중 무역보복 조치를 유예하는 ‘빅딜’에 합의했다. 하지만 100일도 지나지 않아 북한이 ICBM 도발을 하면서 정상 간 합의는 휴지조각이 됐다.

이날 헤일리 대사는 미·중 간 무역 중단도 불사하겠다는 식의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중국과 북한을 동시에 압박하겠다는 의도다. 중국이 자국 기업들과 북한 간 불법적인 거래를 단속하지 않고 묵과한다면 미국과의 통상이 위태로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과 거래를 중단하든지, 아니면 연간 3470억달러(약 400조원·2016년 상품무역 기준)에 달하는 흑자를 기록한 미국 시장을 포기하든지 양자택일을 하라는 엄포다.

미국이 북한과 정상적으로 거래하는 제3국 기업까지 제재대상에 포함시키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발동하면 대북 거래가 많은 중국계 은행과 기업이 큰 타격을 받게 된다. 미국이 중국산 철강재 등에 고율의 보복관세를 매기면 미·중 간 무역마찰로 확대될 수 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6일 정례 브리핑에서 “(기존) 대북제재 결의에서는 안보리의 관련 조치가 북한의 민생과 인도주의적 요구에 악영향을 줄 의도가 없다고 명확히 밝히고 있다”며 중국과 북한 간 무역 증가가 안보리 결의 위반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뉴욕 월가의 투자회사 라자드는 “북한의 ICBM 실험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급히 대북 추가 조치를 단행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고 갔다”며 “북한의 도발로 글로벌 경제를 끌고가는 미국과 중국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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