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카타르 단교에 연일 긴장하는 반도체 업계 왜?

입력 2017-07-06 17:40   수정 2017-07-07 06:19

아하! 그렇군요

헬륨가스, 반도체 공정에 필수
카타르, 글로벌 생산 30% 차지
수급불안에 가격 30~40% 올라
중국·대만선 이미 품귀현상



[ 노경목 기자 ] 에너지, 물류업계에 비해 중동 정세에 둔감한 반도체업계가 모처럼 중동발 뉴스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 7개국이 종교적 갈등으로 이달 초 카타르와 국교 단절을 선언하면서다. 카타르는 세계 헬륨 생산량의 30%를 담당하고 있다.

어는 점이 영하 272도로, 기체 중 가장 낮은 헬륨은 반도체 노광공정 등에서 과열된 웨이퍼 등을 식히는 데 이용된다. 반도체 라인을 돌리는 데 반드시 필요한 가스다. 걸프 해역 안쪽에 자리잡은 카타르에서 생산된 헬륨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의 항구를 이용해야 수출이 가능하다. 한국이 수입하는 헬륨은 연 1800t 정도로 지난해에는 미국에서 62%, 카타르에서 32% 수입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반도체 업계에 공급된다.

헬륨은 생산이 쉽지 않아 한 번 공급에 문제가 생기면 수급 불균형을 되돌리기가 어렵다. 공기보다 가벼워 대부분 지구 바깥으로 날아가 버리고 대기에는 0.0005%만 남아 있다 보니 공기 중에서 포집하려면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다. 천연가스 등을 채굴하며 지층에 갇혀 있는 헬륨을 동시에 뽑아내는 방식이 유일한 생산 방법이다.

카타르산 헬륨 수입 비중이 높은 나라를 중심으로 공급 부족 문제가 가시화되고 있다. 중국 내 헬륨 가격은 지난달 대비 30~40% 정도 급등해 1입방피트(약 28.3L)에 260~28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산업용 가스 유통업체 MS종합가스 관계자는 “대만에서는 이미 품귀 현상이 나타나 대만 업체가 한국 유통업체를 상대로 헬륨 구입을 문의하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태가 지속되면 한국 역시 안심할 수 없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재고로 쌓아놓은 헬륨이 있어 큰 문제가 없지만 카타르 사태가 다음달 말까지 장기화되면 수급이 불안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산 헬륨을 수입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는 만큼 카타르 사태로 반도체 공장이 멈추지는 않겠지만 비용 상승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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