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주택 많은 부산·대구도 경쟁률 100대 1 훌쩍 넘어
수원·파주는 1순위서 미달
[ 설지연 기자 ] 서울과 수도권, 지방 대도시 분양시장에서 분양권 전매 금지 기간보다 입지와 수급 여건이 청약 성적을 가르고 있다. 정부가 ‘6·19 부동산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과 부산 등 과열지역에서 분양시장 규제를 강화했지만 분양권 전매 가능 여부와 상관없이 인기 주거지역의 청약 경쟁률은 여전히 높았다.
6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이날 1순위 청약을 받은 경기 고양시 ‘지축역 센트럴 푸르지오’는 일반분양 503가구 모집에 8221명이 몰려 평균 16.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면적 84㎡A 주택형은 176가구 모집에 3448명이 신청해 19.8 대 1의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투기세력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계약금을 20%로 높이고 내집마련 신청서도 받지 않기로 했다”며 “입주 때까지 전매가 안 되는 지역인데도 실거주를 원하는 이들이 모델하우스 개장 당일 새벽부터 줄을 섰다”고 말했다.
같은 날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공급한 주상복합 ‘랜드마크시티 센트럴 더샵’ 아파트도 1순위 평균 7.3 대 1의 경쟁률로 모든 주택형이 마감됐다. 1977가구 일반분양 모집에 1만4493명이 청약했다. 인천 지역에서 1만 건 이상의 통장이 접수된 것은 5년 만이다. 성재호 포스코건설 분양소장은 “송도는 개발 호재가 많은 데다 이 지역에서 나오는 최대 규모 복합주거단지라 투자자와 수요자의 관심이 쏠렸다”고 설명했다. 분양권 전매 제한 기간은 6개월이다.
반면 이날 수도권에서 1순위자를 모집한 곳 가운데 경기 수원시 ‘수원 호매실 금호어울림 에듀포레’와 파주시 ‘파주 문산역 동문굿모닝힐’은 각각 0.8 대 1, 0.3 대 1로 미달했다. 호매실지구는 분양권 전매 제한 기간이 1년이고, 파주는 부동산 대책에서 비켜 가 전매 제한 등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
지방에서는 부산과 대구 등 대도시에서 공급된 단지가 모두 평균 100 대 1이 넘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부산 서구 동대신1구역을 재개발하는 ‘동대신 브라운스톤 하이포레’는 206가구 모집에 3만6549명이 몰려 1순위 평균 경쟁률이 178.1 대 1에 달했다. 전용 84㎡B 주택형이 312.1 대 1의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대구 남구 봉덕동 3의 20 일대를 재건축하는 ‘대우 앞산 태왕아너스’ 아파트 역시 256가구 모집에 3만2941건이 접수됐다. 평균 경쟁률은 128.7 대 1이었다. 전용 84㎡A·B 타입 경쟁률이 모두 100 대 1을 훌쩍 넘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수도권과 지방 대도시엔 낡은 집이 많아 인기 주거지역에서 나오는 신규 아파트의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며 “다만 입지에 따라 ‘되는 곳만 되는’ 양상도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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