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녹조, 값싼 간수로 억제할 수 있다

입력 2017-07-06 17:56   수정 2017-07-07 06:48

김태진 < 수원대 화학공학과 교수 >


녹조 현상에는 수십 가지의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물 흐름의 정체는 그중 하나에 불과하다. 인분, 비료, 축산 폐수 등에 포함된 인과 철이 직접적 원인이다. 녹조가 과도하게 발생하면 녹조를 분해하는 호기성 미생물이 호흡 활동을 해 물속의 산소를 고갈시키므로 물이 썩는다. 이를 막으려면 물속의 철분 및 인을 제거해야 한다. 간단한 방법이 있다. 전국 취수장에 있는 이산화탄소 탱크에 저장된 이산화탄소 가스를 물속 0.5m 아래로 불어넣으면 pH4.2 정도의 산도가 된다. 그러면 pH7.2 부근을 선호하는 녹조가 사라진다. 이는 녹조 발생 초기, 제한된 지역에 발생했을 때 효율적이다.

수질 오염원의 형태는 공장폐수, 도시하수 등의 점오염원과 농경지의 비료, 목장의 가축 배설물 등의 비점오염원으로 분류한다. 녹조가 상습적으로 발생하는 경우에는 주변의 점오염원을 줄이고, 하천에 수차 같은 폭기 설비를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상류에 저장한 물을 방류할 경우 겨울에 식수가 부족해질 수 있고 봄 농사를 못 지을 수도 있다. 꼭 필요한 경우에만 수문을 열어야 하는데 그러면 강물의 체류 시간이 길어져 녹조 발생의 위험이 커진다. 그러므로 상류에서 유입되는 인과 강바닥에 퇴적된 인이 수중으로 용출되는 것을 고려한 대책이 필요하다.

수심이 얕은 우리나라 하천은 녹조가 강 전체에서 일어난다. 녹조는 유기물질이 없어도 무기탄소를 탄소원으로, 햇빛을 에너지원으로 해 증식한다. 질소와 마그네슘은 녹조의 구성 성분이고 인은 녹조의 에너지원이므로 질소, 인, 마그네슘만 차단하면 녹조 증식을 막을 수 있다. 따라서 유속이 느린 하천의 녹조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하수종말 처리장 및 본류 합치점에 센서를 설치, 총인과 총질소 농도를 온라인으로 상시 측정·대처해야 한다.

북한강 상류 의암호에는 춘천시의 하수처리장 방류수가 높은 영양염류 상태로 유입되고, 하천 바닥에서 용출되는 인도 많다. 결국 인이 풍부하므로 북한강, 남한강, 경안천이 합류하는 팔당댐에서 녹조 현상이 상시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녹조에 필요한 필수 영양염류가 강으로 유입되기 전에 침전·제거하면 되는데 소금 제조 시 얻는 값싼 간수를 하수종말 처리장에 투입함으로써 저비용 친환경적으로 녹조를 억제할 수 있다.

김태진 < 수원대 화학공학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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