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권력을 가진 사람일수록 더 오판하기 쉽다

입력 2017-07-06 19:27   수정 2017-07-07 06:41

아무도 나를 이해해주지 않아

하이디 그랜트 할버슨 지음 / 이수경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76쪽 /1만5000원



[ 김희경 기자 ]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후보 시절 경쟁자인 밋 롬니와의 첫 TV토론을 마치고 승리했다고 확신했다. 참모들과 함께 세운 계획대로 상대방이 유도한 논쟁에 휘말리지 않고 침착하게 대처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토론을 지켜본 대다수의 시청자들은 오바마가 무기력하고 소극적이란 인상을 받았다. 롬니가 계속 공세를 취하도록 내버려뒀고 거의 반격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토론 후 설문조사 결과, 시청자의 67%가 ‘롬니의 승리’라고 답변했다. 이는 오바마처럼 뛰어난 대중연설가조차 자신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칠지 오판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아무도 나를 이해해주지 않아》는 ‘내가 생각하는 나’와 ‘남들이 생각하는 나’에 차이가 생기는 원인을 살펴보고, 오해를 바로잡을 수 있는 방법을 조언한다. 저자는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동기과학센터 부소장이자 사회심리학자인 하이디 그랜트 할버슨이다.

할버슨에 따르면 우리 대부분은 ‘내가 생각하는 나’와 ‘남들이 생각하는 나’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하지만 일상의 수많은 순간에 미묘한 심리적 편향들이 인간의 시야를 가로막기 때문에 남들이 우리를 보는 방식은 왜곡될 수밖에 없다. 우리가 남들을 바라볼 때도 마찬가지다.

타인에 대한 인식은 대개 2단계를 거쳐 생겨난다. 1단계에선 보고 싶은 것만 본다. 2단계에선 생각이 지나간 자리를 살피기 시작한다. 1단계에서 인식한 것을 ‘수정’하는 과정을 거친다. 2단계로 넘어가려면 정신적 에너지와 시간, 동기가 필요하다. 충격적 사실을 알고 난 뒤 2단계로 허겁지겁 들어가기도 한다. 믿음직한 금융 전문가가 투자금을 꿀꺽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처럼 말이다.

힘을 가진 사람일수록 자신은 물론 타인에 대해 잘못된 판단을 내리기 쉽다. 직장 상사가 부하 직원을 대할 때를 떠올리면 된다. 힘을 가질수록 자신의 목표 달성에만 몰두하고 타인을 이해하려는 마음이 부족하다. 고정관념에 더 의존해 부하 직원의 독특한 개별성을 인식하지 못한다. 이런 자신이 얼마나 많은 오류를 범하고 있는지도 깨닫지 못한다. 저자는 “힘의 역학 관계는 특정한 상황에서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타인에 대한 섬세한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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