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희경 기자 ] “앞으로 상임지휘자 등 어떤 직책도 맡지 않을 겁니다. 소명을 다하기 위해 돌아온 것일 뿐 노 포지션, 노 머니, 저스트 뮤직(No Position, No Money, Just Music)입니다.”
6일 서울 한남동 이탈리아대사관에서 이탈리아 국가 공로훈장을 받은 지휘자 정명훈(사진)은 모처럼 환하게 웃어보이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상임지휘자란 무거운 책임은 10년 동안 서울시립교향악단을 맡은 것으로 충분하다”며 “이제 자유로워지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정명훈은 이탈리아 클래식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훈장을 받았다. 2년 만에 국내에 복귀하며 한 첫 공식 행사다.
그는 서울시향 사태와 관련한 법정 공방이 최근 일단락되며 복귀 신호탄을 울렸다. 롯데문화재단과 손잡고 젊은 음악가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원 코리아 유스 오케스트라’를 이끌기로 했다. 9월에 직접 단원을 선발하고 내년 1월 첫 창단 무대를 연다. 롯데문화재단에서 받는 소정의 활동료는 전액 기부하기로 했다.
“이것은 풀타임(상설) 오케스트라가 아닙니다. 제 지휘도 일종의 재능기부입니다. 젊은 음악가들의 꿈을 펼쳐주고 싶다는 뜻 그 이상은 없습니다. 이 활동을 통해 북한 어린이를 돕는 기금도 조성할 계획입니다.”
‘유스’ 오케스트라에서 ‘유스’를 뺀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란 이름의 오케스트라도 결성, 다음달 18일 롯데콘서트홀 개관 1주년 공연에 함께 오른다. 이 연합 오케스트라에 언젠가 북한 연주자들도 참여시키는 게 정명훈의 꿈이다. “어머니가 이북 출신이라 그런지 자연스럽게 ‘원 코리아’를 생각해 왔어요. 정치적으로 해결될 때를 기다렸지만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지 몰라 먼저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로 출발하려고 합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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