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에너지·주택에 '통 큰 베팅'

입력 2017-07-07 17:22  

택지 개발업체 매입한 다음날 미국 최대 송전업체 20조원에 인수


[ 박상익 기자 ] 워런 버핏(사진)이 이끄는 벅셔해서웨이가 미국 텍사스주 최대 송전업체인 온코를 인수하는 데 합의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들은 벅셔해서웨이가 온코를 180억달러(약 20조7770억원)에 인수했다고 7일 보도했다.

이번 인수는 벅셔해서웨이가 파산 상태에 있는 온코 모회사 에너지퓨처홀딩스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온코는 텍사스 내 최대 전력공급망을 갖추고 있는 회사다. 미국 태양광업체 넥스트에라가 지난해 온코를 184억달러에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규제 당국의 반대로 계약이 무산됐다. 이 밖에 전력·에너지유통회사 에디슨 인터내셔널 등 여러 기업이 온코 인수 의사를 나타냈다.

버핏 회장은 최근 몇 년간 에너지 분야에 관심을 보여 왔다. 지난해 벅셔해서웨이 이익 240억7000만달러 중 9.5%가 에너지사업 부문인 벅셔해서웨이에너지에서 나왔다. 그는 2014년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벅셔해서웨이는 앞으로 수십 년간 세계 유틸리티산업(가스·전력 등 기반산업)에 계속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이번 인수는 안정적인 이윤 창출을 선호하는 버핏 회장의 투자 전략에 부합한다”고 분석했다. 버핏은 2007년 에너지퓨처홀딩스 회사채에 21억달러를 투자했다가 회사가 2014년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바람에 10억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대규모 손실에도 안정적인 수입을 올릴 수 있는 분야는 유틸리티산업이라는 것이 버핏 회장의 지론이다.

버핏 회장은 유틸리티산업과 더불어 주택사업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온코 인수 하루 전 벅셔해서웨이의 자회사 클레이튼홈스는 콜로라도주 택지 개발업체인 오크우드홈스를 인수했다. 이 인수는 미국 주택시장의 미래를 밝게 보고 있는 버핏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 인구가 증가하면 주택, 토지, 기반시설 수요도 함께 늘어나 이들 분야가 이익을 꾸준히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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