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가 배임·횡령 논란 잇따라
[ 이현진 기자 ] 경찰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를 수사하기 위해 대한항공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7일 오전 본청 수사관 13명을 투입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배임·횡령) 위반 혐의로 서울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대한항공은 2013년 5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진행한 영종도 그랜드하얏트인천호텔 신축 공사비의 일부를 조 회장의 서울 평창동 자택 인테리어 공사비로 전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수사 초기 단계라 관련 자료를 분석해봐야 정확한 횡령 배임액을 알 수 있지만, 10억원은 넘는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대한항공 본사에서 압수한 계약서, 공사 관련 자료, 세무자료 등을 통해 혐의 내용을 입증한다는 계획이다. 횡령이 될지, 배임이 될지는 법리를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경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며 “자체적으로도 진상을 파악하고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조 회장의 자택 공사를 맡은 인테리어 회사는 지난달 경찰청 특수수사과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자택 공사비 사건으로 압수수색했던 바로 그 업체다. 경찰은 당시 이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의 자택 공사비를 삼성물산 직원이 준 점을 포착하고, 인테리어 업체를 압수수색했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은 “삼성 에버랜드 직원이 비용을 수표로 전달했다”며 “공사비는 이 회장 개인 돈”이라고 해명했다.
오너가의 배임·횡령 논란은 ‘프랜차이즈 갑질’ 혐의를 받고 있는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 사건에서도 불거졌다. 정 전 회장은 개인 점포의 인건비를 MP그룹 법인에 떠넘겼다는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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