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정신 살려야 4차 산업혁명 선도
소진광 < 가천대 교수·행정학 >
요즘 화두는 4차 산업혁명이다. 1차 산업혁명은 18세기 영국에서의 증기기관 발명과 섬유, 제철산업의 발전을 중심으로 정의되고 있다. 2차 산업혁명은 1870년대부터 제강, 석유화학, 전기산업의 발전을 중심으로, 3차 산업혁명은 소위 ‘디지털 혁명’이라고 해서 정보통신기술 혁신을 중심으로 논의돼 왔다. 이와 같이 이제까지의 산업혁명은 특정 기술혁신과 관련해 인식돼 왔다. 특히 이들 산업혁명은 모두 시장공급 측면에서 큰 변화를 가져왔다.
4차 산업혁명도 특정기술과 공급 측면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다. 즉,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AI) 기술과 관련해 ‘디지털’의 한계를 벗어나 인간을 표방할 수 있는, 어느 경우에는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공급체계에 무게를 두고 정의되고 있다. 이런 4차 산업혁명은 분명 새로운 세상을 열고 인간생활을 크게 변혁시킬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4차 산업혁명은 이제까지의 산업혁명과는 다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첫째, 기존 산업혁명이 특정 기술에 의한 인간생활의 변화로 인지됐다면 4차 산업혁명은 제품, 공정, 유통기술의 융합을 통해 인간의 생활터전에 대한 인식을 바꿀 것이다. 즉, 단순 인공지능 관련 기술혁신뿐만 아니라 생활터전에 대한 공간인식을 가상공간으로 확대할 것이다.
둘째, 기존 산업혁명이 생산기술, 공급관련 기술 위주로 인식됐다면 4차 산업혁명은 생활기술 관점에서 인간활동의 외연을 확대하게 될 것이다. 즉, 4차 산업혁명은 생활혁신과 관련돼 있고 생활현장에서의 변화와 관련한 기술혁신을 촉발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은 생활이 생산이고, 소비가 생산인 생활방식으로 다가온다.
셋째, 4차 산업혁명은 과학기술이 인문현상을 포용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다. 이럴 경우 4차 산업혁명은 인간척도의 부활을 의미하고 감성적 표현을 더욱 중요시하게 될 것이다. 즉, 특정기술에 한정하지 않고 인간생활의 과학화, 과학기술의 인문화에 기여할 것이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은 초감성 사회의 ‘생활혁신’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새마을운동을 4차 산업혁명과 연관지으려는 의도가 여기에 있다.
새마을운동은 ‘이대로는 안 된다’라는 생활혁신으로부터 출발했다. 당시로서는 대단한 모험이었을 것이고 이런 모험은 새로운 기대를 충족시키면서 우리 국민에게 자신감과 과감한 도전정신을 안겨줬다. 그런 자신감과 도전정신은 개인적으로는 달성할 수 없는 마을단위의 공동체 인식을 기반으로 확대재생산 과정을 거치면서 오늘날 대한민국의 든든한 밑바탕이 됐다.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물결은 국제질서 재편도 초래할 것이다. 여기서 주춤하면 과거 50여 년 우리 국민이 자랑스럽게 여겨온 혁신에 대한 자신감과 미래를 향한 과감한 도전정신이 좌절로 이어질 수도 있다. 가장 작은 마을공동체부터 회복해 생활변혁을 이끌어갈 추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새마을운동을 통한 생활혁신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해 나라 발전의 새로운 추동력으로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소진광 < 가천대 교수·행정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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