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건강이야기] 개도 안 걸린다는 여름감기

입력 2017-07-09 18:01  

장동민 < 하늘땅한의원 원장 >


우리가 흔히 쓰는 말 중에 ‘여름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여름에는 감기에 잘 걸리지 않는다는 뜻이지만 유감스럽게도 여름 감기를 앓는 환자가 제법 많은 편이다. 여름이라는 계절적 특성 때문에 아무래도 시원한 것만 자꾸 찾게 되다 보니 오히려 잘 낫지 않고 고생하는 사례도 많다.

일반적으로 여름 감기의 주된 요인은 짐작대로 지나친 냉방인 경우가 많다. 여름철에는 땀구멍이 열려 수시로 땀을 흘리게 돼 있는데 이때 에어컨 등으로 부자연스럽게 기온을 낮추거나 땀구멍 조절을 잘못해주면 냉기가 몸속으로 스며들어 감기에 걸리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평소 실내외 온도 차이가 섭씨 5도 이상 벌어지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좋다.

에어컨이 감기를 유발하는 또 다른 원인은 바로 습도다. 에어컨은 공기를 차고 건조하게 하는데 이 건조한 공기는 코의 점막을 마르게 해 감기를 유발시킨다. 따라서 에어컨을 틀 때도 자주 환기해주는 게 좋으며 실내 습도는 40~50%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여름 감기에 걸리면 맑은 콧물과 재채기가 나고 머리가 아픈 경우가 많다. 이와 더불어 복통, 설사 등의 소화기 증상이 겹쳐 나타날 때가 많으며 더위로 고열이 동반되는 사례도 많다. 조선 9대 임금인 성종은 11세 때 한명회의 집에서 얻은 서병(暑病), 즉 여름병이 매년 여름철만 되면 재발했다고 한다. 보통 두통과 감기, 설사 증상이 나타났는데 심하면 인사불성까지 갔다고 하니 여름 감기도 쉽게 볼 일은 아니라 하겠다.

특히 여름은 기(氣)를 상하는 낮이 길고, 기를 재충전할 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계절이다. 따라서 평소에 기가 부족하기 쉬운 수험생이나 노인들은 이 시기에 기를 상해 만성피로와 식욕저하와 같은 증상을 보이며 더불어 감기에 걸리기 쉽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럴 때는 더위에 지쳐 떨어진 기운을 미리 북돋워주면 여름 감기를 예방할 수 있다.

항간에는 여름에 땀으로 한약 성분이 다 빠져나가기 때문에 보약을 써봐야 효과가 없다고 하는데 이런 잘못된 말을 믿고 무작정 가을이 되기를 기다리다간 가을이 되기 전에 심각한 손상을 입을 수도 있다. 여름에 쓰는 한약이 따로 있으니 가까운 한의원이나 주치 한의원에 찾아가 상담하고 진료를 받기 바란다.

장동민 < 하늘땅한의원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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