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국영 해운사 중국원양해운(COSCO)이 세계 3위 선사로 발돋움 한다.
코스코는 홍콩 해운사 오리엔트 오버시즈 컨테이너 라인(OOCL)의 지분 68.7%를 주당 10.07달러, 총 63억 달러(약 7조3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스코는 세계적인 규모의 선사를 만들기 위해 OOCL 인수에 몇 달째 공을 들였다. 세계 최대 항만 운영사 가운데 하나인 상하이국제항무(SIPG)와 손을 잡았고, OOCL의 직전 거래일 종가에 31%의 프리미엄을 붙인 가격을 제시해 인수 합의를 끌어냈다.
상하이국제항무는 OOCL 지분 9.9%를, 코스코가 나머지 지분을 보유할 전망이다.
OOCL의 최대주주는 초대 홍콩 행정장관을 지낸 둥젠화 일가로, 당초 OOCL을 매각할 의사가 없었지만 중국 정부의 압력에 떠밀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둥씨 일가는 팔고 싶어 하지 않았다"며 "중국 정부로부터 많은 정치적 압력이 있었고 결국에는 적정 가격을 받고 팔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수 덕분에 코스코는 물동량 기준 세계 3위 해운사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현재 코스코를 앞서는 해운사는 덴마크 머스크라인과 스위스 MSC뿐이다. 또 미국 수입품 물동량 점유율은 10.8%로 세계 2위, 수출품은 8.5%를 점유해 세계 3위를 기록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카라차스 해양 자문의 바실 카라차스 최고경영자는 "이번 인수로 미국 시장에서 코스코의 점유율이 두 배로 늘었다"며 "머스크가 수십 년을 들여서 이룬 것을 코스코는 하룻밤 사이에 해버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한진해운 파산 사태 이후로 세계 해운사들이 합종연횡을 이어가고 있다. 머스크는 독일 함부르크 쥐트를 40억 달러에 인수했고 일본 3대 선사인 NYK(니폰유센), K라인(가와사키기센), MOL(미쓰이OSK)이 컨테이너 부문을 합쳤다. 프랑스 CMA CGM은 싱가포르 선사 넵튠오리엔트 라인을 25억 달러에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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