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韓, 亞펀드 메카 조건 갖춰...새 금융허브 전략 세워야"

입력 2017-07-1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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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사진)이 "자산운용업을 통해 새로운 금융허브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1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하계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국내 펀드시장은 그 규모가 확대되면서 아시아 펀드 산업의 메카가 될 조건을 충분히 갖췄다"며 이같이 밝혔다.

황 회장은 "펀드 산업은 국내 자본시장의 미래라고 공언할 수 있다"며 "한국은 연금 규모가 크고 정보기술(IT) 및 지리적인 측면에서 이점이 있기 때문에 제도 개선만 뒷받침된다면 외국인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자본시장의 규모가 확대되는 만큼 제도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황 회장은 "자본시장의 국가 경제 대비 발전 정도를 알 수 있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시가총액' 지표가 최근 100%를 넘어섰다"며 "금융당국,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시장 참가자들은 다음 단계의 자본시장을 준비할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자본시장이 한 단계 도약하려면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 하며, 그 첫번째는 법과 제도를 정비하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게 황 회장의 판단이다.

그는 "자본시장이 창의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모험가의 역할이 중요한데, 모험가들에게는 내비게이션(법과 규정)이 필요 없다"며 "내비게이션을 따라 길을 가는 것이 아니라 야성과 상상력으로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규제 완화가 금융시스템의 안정 및 투자자의 보호를 해칠 정도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투자자 보호의 영역은 전문투자자와 일반투자자로 구분해 규제해야 한다고 봤다. 일반투자자는 촘촘한 규제를 통해 관리해야 하지만 전문투자자에 대한 보호나 사전 검열은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규제 완화를 위해선 증권사가 경쟁력을 갖추는게 중요하며,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도 우선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과거 증권사들은 원금 보장이 안되는 상품을 팔면서 고객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사후관리도 하지 않았던 부분이 분명 존재했다"며 "금융투자업계가 단기 이익, 실적보다 고객을 중시하는 문화를 유지한다면 새로운 자본시장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 상반기 박스권을 돌파한 국내 증시에 대해서 밝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황 회장은 "상장기업들의 실적이 뒷받침되고 기업 지배구조 개선, 스튜어드십 코드 등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주가 지수가 오르고 있다"며 "진보 정권에서 증시 성적이 좋았다는 애널리스트 분석도 있는 만큼 향후 자본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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