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타이탄 IPO 흥행실패...롯데케미칼 동남아 사업 차질

입력 2017-07-10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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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자금 예상보다 6000억가량 밑돌아...인도네시아 공장 투자비 부담 확대


이 기사는 07월10일(11:0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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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말레이시아 자회사인 롯데케미칼타이탄홀딩(타이탄)의 기업공개(IPO)가 저조한 성적표를 거뒀다. IPO로 조달할 금액이 예상보다 최대 6000억원가량 밑돌면서 롯데케미칼 동남아시아 설비투자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롯데케미칼은 말레이시아 증시 입성을 노리는 타이탄이 공모가격을 6.5링깃(약 1744.28원)으로 확정했다고 10일 공시했다. 타이탄은 이달 7일 IPO를 위해 5억8000만주의 신주를 발행해 총 1조117억원(5억8000만주×1744.28원)을 조달했다. 이 회사의 말레이시아 상장일은 이달 11일이다.

타이탄 IPO 흥행이 실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 회사 지난달 이날 IPO 희망 공모가 범위를 7.6~8링깃으로 정하고 수요 예측에 나섰다. 당시 신주 7억4048만3000주를 발행하기로 했다. 타이탄이 공모가 상단으로 IPO를 진행했으면 1조5897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지 투자자들이 반응이 미지근하자 공모가 범위를 6.5~8링깃으로 다시 잡았고 결국 하단인 6.5링깃으로 확정됐다. 투자자 참여가 저조하자 공모물량도 5억8000만주로 줄였다.
IPO 흥행이 참패한 것은 타이탄 실적이 올 들어 급격히 악화되고 있어서다. 타이탄은 지난해 영업이익 5059억원을 올리며 영업이익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올 1분기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2% 줄어든 4958억원, 영업이익은 30.4% 감소한 688억원을 기록하는 등 실적이 뚜렷하게 나빠지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타이탄 IPO 자금으로 인도네시아에 에틸렌 공장을 신설할 계획이었다. IPO로 자금을 확보한 타이탄을 통해 최대 40억달러(약 4조6060억원)를 투자해 인도네시아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전략이었다. 통상 공장 투자금의 50~70%가량을 차입금인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조달하고 나머지 30~50%는 내부현금으로 충당한다. 타이탄이 IPO로 인도네시아 투자금의 30~50%가량인 1조3000억~2조원가량을 마련했다면 공장 증설도 탄력을 받았다는 평가다.

하지만 IPO가 예상보다 저조하면서 타이탄은 인도네시아 공장 증설을 위해 자체적으로 3000억~1조원가량의 차입금을 추가로 조달할 전망이다. 이 경우 타이탄이 IPO를 통한 자본확충 효과도 상쇄되고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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