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이 상승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지수는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시장의 온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다.
분기마다 찾아오는 실적시즌이지만, 이번엔 다른 관점에서 대응전략을 고심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정보기술(IT) 업종을 제외한 나머지 업종이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받게 될 수 있어서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장기업(분기별 순이익 컨센서스가 3개월 이상 존재)의 2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전주 대비 0.1% 하향 조정된 32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 순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된 곳은 조선, 상사·자본재, 기계 업종으로 나타난 반면 운송, 에너지, 화장품, 의류 등은 하향됐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계량분석팀 연구원은 "올 2분기 실적시즌의 성적표는 이미 윤곽이 잡혀있다"며 "시장 전체로는 횡보 또는 소폭 개선되는 모습을 그리겠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사실상 감익으로 바뀐다"라고 지적했다.
시장은 그래서 2분기보다 3분기 전망에 투자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 이 연구원은 "기업들이 2분기와 다른 모습을 3분기에도 보여준다면 다행이지만, 그 반대의 경우라면 문제"라며 "3분기에 대한 눈높이(기대치)가 조정되는 수준이 빠르게 전개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3분기뿐 아니라 하반기의 증시 방향성은 2분기 실적시즌의 마무리 단계에서 결정될 것 같다"며 "2분기 실적 자체보다 이후 전망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시즌의 관전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이번 실적시즌의 또 다른 고민은 바로 '삼성전자'다.
염동찬 이베스트투자증권 퀀트전략팀 연구원은 "작년처럼 삼성전자가 '나홀로 강세'를 보이고, 나머지 기업들이 벤치마크(KOSPI) 수익률을 밑도는 모습이 재현되는 것을 투자자들이 가장 우려하고 있다"라고 판단했다.
올해 코스피200의 영업이익은 현재 13.8% 상향 조정됐는데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동안 43.4% 상향 조정됐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코스피200의 경우 영업이익 증가율은 5.5%에 불과하고, 4월말 추정치와 비교하면 오히려 소폭 하향 조정된 상태라고 염 연구원은 강조했다.
염 연구원은 그러나 "삼성전자가 돋보이는 상황임은 틀림없지만, 다른 기업들 역시 나쁜 상황은 아니다"면서 "우선 우호적인 매크로 환경이 기업실적에 긍정적인 데다 한국의 수출에 선행하는 ISM(공급관리자협회), 특히 ISM 신규 주문이 최근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높아진 실적 눈높이가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오는 4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2018년 1월까지는 이익 추정치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지난 1분기와 비슷하게 2분기 실적시즌도 우려보다 기대감을 가지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도 "2분기 호(好)실적이 3분기까지 이어지는 업종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며 "반도체, IT하드웨어 중심의 IT섹터, 미디어·교육, 건설, 필수소비재, 건강관리 등은 3분기까지 실적 모멘텀(동력)을 갖췄다"고 분석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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