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호텔롯데 면세점 탈락 위해 점수 부당 산정

입력 2017-07-11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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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서 관세청이 호텔롯데에 의도적으로 낮은 점수를 매겨 탈락시킨 것으로 11일 드러났다.

감사원은 검찰에 관세청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요청했다.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된 업체와 이들이 공모했는지 등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관세청은 2015년 7월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으로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를 선정했다.

그런데 감사결과 관세청이 3개 계량항목 평가점수를 부당하게 산정해 심사위원들에게 제공하면서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정당한 점수보다 240점 많게, 호텔롯데의 점수는 190점 적게 계산됐다.

이 때문에 호텔롯데와 한화갤러리아의 희비가 엇갈렸다. 순위가 바뀌면서 한화갤러리아가 신규 사업자로 선정된 것이다.

11월 특허 심사에서도 호텔롯데가 손해를 봤다.

관세청이 롯데월드타워점 특허심사에서 2개 계량항목 평가점수를 부당하게 산정해 심사위원에 제공하는 바람에 호텔롯데는 정당한 점수보다 191점을 적게 받고, 두산은 48점을 적게 받아 두산이 선정된 것이다.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 점수에서 관세청은 최근 5년간 실적을 제출하라고 공고했지만 실제로는 최근 2년간 실적만 반영했다.

또 관세청은 '시내면세점 시장의 독과점 구조를 해소해야 하니 고려해달라'는 공정위 공문을 심사위원장이 심사위원들 앞에서 낭독하게 해 호텔롯데에 불리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관세청은 2015년 7월 신규 면세점 3곳에 특허를 발급한 지 9개월만인 2016년 4월 서울 시내면세점 4개를 추가로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보세판매장 운영에 관한 고시'에 따르면 시내면세점의 신규특허 발급 여부는 외국인관광객 방문자 수가 전년 대비 30만 명 이상 증가하는 경우 등에 한해 관세청장이 필요성을 판단하도록 규정돼 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수석실에 2015년 12월 "2016년에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특허를 발급하라"고 지시하자 경제수석실 지시를 받은 기재부가 관세청과 협의도 없이 2016년 1월 6일 이행하겠다고 보고하고 관세청에는 사후 통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재부 1차관은 2016년 1월 31일 관세청과 협의 없이 서울 시내 면세점 5∼6개를 추가하겠다고 경제수석에게 보고했고, 같은 해 2월 18일 관세청장이 3개를 추가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

이에 경제수석이 기재부와 관세청의 협의를 지시하자 기재부가 관세청에 4개 추가를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관세청의 용역 결과에서 2016년 추가 가능한 매장 수는 1개였다.

하지만 관세청은 '4개 설치'라는 결과 도출을 위해 매장당 적정 외국인 구매 고객 수를 70만 명 또는 84만 명 대신 50만 명을 적용하거나 매장면적을 줄이는 등 기초자료를 왜곡했다.

2016년 12월 17일 서울 시내 면세점 4곳으로 현대백화점면세점, 신세계DF, 호텔롯데, 탑시티면세점이 선정됐다.

감사원은 2015년 이후 개점한 서울지역 시내면세점 5곳의 2016년 9월 기준 총영업손실이 1322억 원에 달하고, 총 13개가 영업하면 경영악화가 가중될 것이란 우려를 내놓았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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