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비자 벽'에 부딪힌 벤처, 아시아행

입력 2017-07-11 17:37   수정 2017-07-12 05:01

'스타트업 비자' 시행 미뤄져


[ 추가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反)이민정책을 앞세워 비자 발급을 까다롭게 하자 아시아 등 미국 밖에 둥지를 트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문직 단기 취업비자(H-1B) 취득을 어렵게 만든 데 이어 이른바 ‘스타트업 비자’ 시행을 연기하고 폐지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11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 국토안보부는 오는 17일로 예정됐던 ‘국제기업인규칙(IER)’ 시행을 내년 3월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이 룰은 정부에서 10만달러(약 1억1500만원) 이상 보조금을 지원받거나 25만달러 이상의 벤처캐피털 자금을 투자받은 외국인이 30개월마다 체류 기간을 연장해 미국에 머무를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임기 말에 공표돼 스타트업 비자라고 불린다. 국토안보부는 스타트업 비자 시행 연기뿐 아니라 이 규칙을 재검토해 폐지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즉각 반발했다. 다른 나라들은 뛰어난 기업가와 엔지니어를 유치하기 위해 힘쓰고 있는데 미국만 반대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트럼프 행정부의 전문직 비자 발급 제한으로 홍콩 등 아시아에서 창업하는 미국인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베스트홍콩의 조사에 따르면 홍콩에서 스타트업을 설립한 외국인 창업자의 20.7%가 미국인이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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