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지원 및 정부 ‘탈원전’ 정책이 악재로
이 기사는 07월11일(18:5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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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8개월만에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 두산중공업이 투자자 모집에 실패했다. 계열사 자금지원 우려가 남아있는 가운데 정부의 ‘탈원전’ 움직임까지 악재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이 2년 만기 회사채 1000억원어치를 발행하기 위해 이날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벌인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650억원의 매수주문만 들어왔다.
계열사들에 대한 추가 자금지원으로 신용도가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두산건설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4000억원어치를 매입하기 위해 1500억원 규모 담보부사채를 발행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다른 두산그룹 계열사들과 함께 두산건설 분당 부지를 매입해 유동성을 지원했다.
이같은 자금지원이 이어지면 회사의 재무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이 회사의 올 1분기 연결기준 총 차입금은 10조5243억원에 달한다. 현재 국내 신용평가사 세 곳 모두 두산중공업 신용등급(A-)에 ‘부정적’ 전망을 달아놓은 이유다.
최근 문재인 정부가 원자력발전 비중을 줄이겠다는 정책을 꺼내든 것도 투자심리를 가라앉혔다는 평가다. 정부는 지난달 말 원자력발전소인 신고리 5·6호기 건설공사를 잠정중단했다.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맡고 있는 두산중공업의 수익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회사채 발행실무를 맡은 한국투자증권은 팔리지 않은 350억원어치 채권을 인수해 유통시장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고금리 ‘A-’등급 회사채라는 점에서 개인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많다. 두산중공업은 수요예측을 앞두고 연 3.75~4.25% 수준의 금리로 채권을 발행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었다. ㈜두산도 지난달 수요예측에서 720억원어치 회사채를 팔지 못했지만, 발행한 지 일주일도 안 돼 이 물량을 모두 유통시장에서 팔아치웠다.
IB업계 관계자는 “투자심리가 갑자기 가라앉은 가운데서도 최근 실적 개선에 힘입어 650억원어치 수요를 확보했다”며 “금리 매력을 고려하면 팔리지 않은 채권도 유통시장에서 금방 소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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