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변호사가 '원스톱 처리'…대형 로펌의 반값에 자문
[ 정영효 기자 ]
‘기업 인수합병(M&A)과 중재 전문 로펌’을 내걸고 2015년 말 문을 연 신생 KL파트너스가 M&A 법률자문 업계 ‘빅5 자리’를 넘보고 있어 화제다. M&A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급 변호사들이 의기투합해 ‘원스톱 서비스’와 ‘반값 자문료’를 앞세워 대형 로펌들이 점령하고 있는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마켓인사이트의 올 상반기 리그테이블 집계 결과 KL파트너스는 총 7건, 9533억원어치의 M&A를 자문해 8위에 올랐다. 금호타이어 인수(거래 규모 9550억원) 단 한 건으로 7위에 오른 외국계 로펌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6위 자리를 꿰찼다는 평가다. 김앤장 법률사무소, 법무법인 광장, 세종, 율촌, 태평양 등 5대 로펌의 오랜 아성을 신생 로펌이 위협하는 모습이다.
2015년 11월 김범수 김준민 이성훈 이은녕 등 세종 출신 변호사 5명이 이니셜을 딴 KL이란 이름으로 업무를 시작한 지 1년 반 만의 일이다. 그 사이 변호사가 19명(자문 11명·중재 8명)으로 4배 늘었지만 여전히 대형 로펌 변호사의 10%에 불과한 숫자다.
국내 M&A 시장은 5대 로펌이 사실상 과점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대형 거래를 주도하는 대기업과 초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대형 로펌을 선호해서다. 중소형 로펌들이 틈새시장에서 활로를 찾는 이유다.
하지만 KL파트너스는 정면승부를 택했다. 대기업과 PEF들이 단순히 대형 로펌이 아니라 그 안의 변호사를 특정해 선임하는 추세에서 실마리를 얻었다. 빈번한 이해상충과 느린 업무처리 속도, 과다한 비용 등 대형 로펌의 단점을 없애보자는 게 KL의 출발 정신이었다. KL 창립 멤버들이 모두 대형 로펌에서 20년 안팎 일한 경험을 갖췄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KL은 자문과 분쟁 업무에만 집중해 이해상충 소지를 줄였다. 파트너급 고참 변호사가 자료 수집부터 마무리까지 원스톱으로 업무를 처리해 속도를 높이고, 비용은 대형 로펌의 2분의 1~3분의 2로 줄였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KL을 M&A 법률자문사로 쓰기 시작했다. 로펌 이름값보다 변호사의 질과 의사소통 능력을 중시하는 외국 기업들이 중재 사건들을 맡겼다.
팬오션과 마루망코리아를 각각 인수한 JKL과 오케스트라PE 등 10여 곳의 중견 및 신생 PEF들 역시 KL 고객이 됐다. 법률지식뿐 아니라 거래구조 설계, 자금모집, 가격협상 등 거래 전반에 대한 자문을 로펌에 기대하는 중견 및 신생 PE의 요구에 맞췄기 때문이다.
정장근 JKL 대표는 KL에 대해 “한쪽의 이해에 고립되지 않고 이해관계자 전체의 의견을 고려해 최선의 해결책을 제시한다”고 평가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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