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화학 '맏형'…LG화학, 5분기 만에 역전극

입력 2017-07-13 17:27   수정 2017-07-14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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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롯데케미칼에 1위 내주고 사업 다각화 꾀하며 절치부심
2분기 영업이익 추월 전망



[ 고재연 기자 ] 올해 2분기(4~6월) 실적에서 LG화학이 롯데케미칼을 제치고 1년 만에 화학업계 ‘맏형’ 자리를 되찾을 전망이다. ‘석유화학 올인’ 전략을 펼친 롯데케미칼의 실적은 화학 시황이 꺾이면서 침체된 반면 LG화학은 사업 다각화를 통해 부진을 만회했다는 분석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화학의 2분기 영업이익은 6779억원, 롯데케미칼은 6484억원으로 추산됐다. LG화학은 전년 동기 대비 10.7% 늘었고, 롯데케미칼은 6.6% 줄었다. 지난해 롯데케미칼은 창립 이후 40년 만에 처음으로 LG화학을 제치고 석유화학업계 영업이익 1위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영업이익 8148억원을 거둬 7969억원을 기록한 LG화학을 제쳤다.

올해 2분기 ‘재역전극’이 일어난 것은 범용 제품 의존도가 높은 롯데케미칼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기 때문이다. 올해 유가 하락으로 석유화학 원재료인 나프타와 나프타를 통해 생산되는 에틸렌의 가격 차이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나프타와 에틸렌 가격 차이는 지난 2월 783달러에서 6월 525달러까지 하락했다. 롯데케미칼은 에틸렌으로 범용 합성수지를 만들어 판매하는 비중이 70%에 달한다. LG화학은 40% 수준이다.

회사 장기 전략에도 차이가 있다. 롯데케미칼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나프타분해설비(NCC) 증설 등 범용 제품 설비 투자를 꾸준히 늘렸다. 호황 때 번 돈으로 화학부문 몸집을 키워 다음 호황 때 더 큰 이익을 노리는 전략이다. 이에 비해 LG화학은 석유화학 일변도에서 벗어나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올초부터 “지금은 나프타와 에틸렌의 가격 차이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상태”라며 “호황일 때 사업 다각화를 통한 ‘체질 개선’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전기차 배터리, 정보전자 소재, 바이오 분야 등 ‘미래 먹거리’에 집중한 이유다.

LG화학의 고민이었던 비화학부문도 조금씩 개선되는 추세다. 지난 1분기 104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전지사업부문은 2분기 10억~40억원대로 적자폭을 줄일 전망이다. LG화학 배터리를 탑재한 GM 볼트(Bolt) 전기차가 이달부터 미국 내 52개 주 전역에 걸쳐 판매가 시작되면서 중대형 전지 매출도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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