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친절한 옐런씨'로 달아오른 증시…다음주 전략은?

입력 2017-07-14 10:40  



국내 주식시장은 물론 글로벌 증시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재닛 옐런 미 중앙은행(Fed) 의장이 의회 증언을 통해 '점진적인 금리인상'을 거듭 강조, 시장참여자들이 위험자산에 대한 비중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친절한 옐런씨' 덕에 2400선 등정에 성공한 코스피(KOSPI)는 다음주에도 진격할 것으로 보인다. 매파적인 스탠스를 드러낸 유럽 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가 부담이지만,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지 못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14일 NH투자증권은 다음주 코스피지수가 2380선에서 2430선을 오갈 것으로 예상했다. KTB투자증권은 이보다 높은 '2390~2450포인트'를 지수 밴드로 제시했다. 하나금융투자도 코스피가 2420선 안착을 시도할 것으로 분석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은 "경기회복 속도보다 증시가 가파르게 오르는 것은 주요국의 완화적인 통화정책 때문"이라며 "옐런 의장이 의원 청문회에서 '점진적 금리인상'을 확인시켜 준 데다 ECB 역시 테이퍼링(자산축소) 속도로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 세계 유동성 환경은 여전히 증시에 우호적이란 게 오 연구원의 설명이다. 그는 "계절적으로 여름 주식시장은 생산활동이 약해지면서 조정압력이 높아지는 시기인데 올해는 그렇지 않다"며 "코스피가 7개월 연속 올랐어도 주가수익비율(PER)은 2009년 이후 평균인 9.8배에 불과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오 연구원은 "실적 가시성이 뚜렷한 정보기술(IT) 주식을 중심으로 소재, 산업재 등 경기민감 업종에 대한 비중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했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시황·전략 담당 연구원은 다만 "국내 증시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상승 에너지가 재가동되기 위해선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대한 기대와 중앙은행의 완화적인 정책이 맞물려야 한다"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Fed의 긴축을 정당화시킬 수 있을 만큼 건강하다'라는 시장의 기대심리가 높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될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와 소매판매 지표가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란 분석이다.

다음주부터 본격화될 2분기(4~6월) 실적시즌과 함께 외국인의 수급 상황 역시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주식시황팀 연구원은 "2분기 국내 기업의 실적 환경은 대체로 '중립 이상'의 기류가 우세하다"며 "이는 IT를 중심으로 한 수출 대형주의 실적 호조와 은행·증권·제약 등 내수주 실적의 방향 선회 효과가 가세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현재 코스피 기업들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기대치)는 45조원으로, 1분기말의 43조1000억원 대비 2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외국인도 다음주부터는 글로벌 기류 변화에 화답하며 기대 이상의 수급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판단했다.

상황이 이러한 가운데 요즘 외국인의 경우 실적보다 가격에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업종들의 특징이 12개월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의 자산 매력이 높은 업종(운송 제외)이라는 것이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외국인의 매매는 IT 업종이 아닌 다른 업종으로 순환매 장세가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주가 상승에 따른 IT가 부담되는 투자자들의 경우 외국인이 순매수 중인 철강, 조선, 은행, 보험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권했다.

김예은 케이프투자증권 마켓 담당 연구원도 "원자재 가격의 상승, 하반기 업황에 대한 기대감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시클리컬로 이동하고 있다"면서 "그렇다고 상반기를 주도해온 IT 비중을 축소할 필요는 없지만, 되살아나는 인플레이션 심리와 경기 개선 수혜주인 금융, 소재, 산업재로 시선을 옮겨야 할 시기"라고 덧붙였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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