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거품 징후 ?…하반기까진 우려할 수준 아니다

입력 2017-07-16 14:18  

글로벌 경기 회복 진행 중
통제 불가능한 수준은 아냐

오온수 < KB증권 WM스타자문단 팀장 >



하반기 자산 가격의 거품 붕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글로벌 경기 흐름을 잘 살펴봐야 할 때가 왔다.

거품이 발생할 때 나타나는 대표적 현상이 바로 부채 증가다. 타인 자본을 통해 레버리지를 일으키면 순수하게 자기자본을 활용할 때보다 높은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면서 신용 거래가 늘어나거나, 주택 가격이 이상 과열 조짐을 보일 때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는 게 대표적 현상이다.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이 일제히 완화적 통화 정책으로 글로벌 공조 체제를 유지한 결과 부채가 늘면서 자산 가격은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다. 글로벌 증시는 미국을 중심으로 지난 몇 년간 상승 랠리를 이어갔다. 주요국 채권 가격도 강세를 보였다. 부동산을 포함한 실물 자산도 상승 기조를 이어갔다. 2008년 금융위기의 원인이었던 미국 주택 가격은 연율 기준 5% 안팎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거품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미국 기업의 이익이 늘어나면서 기초체력이 주가를 뒷받침하고 있다. 주택 가격도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연간 10%가 넘던 상승세와 비교하면 과열이라고 보기 어렵다. 오토론 등에서 일부 과열 조짐을 보이지만 자정 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기업 부채가 급증하면서 부채 리스크가 부각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는 주택 가격이 급등하며 자산 가격 거품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 그렇지만 지금은 인민은행의 유동성 관리로 디레버리징이 진행되고 있다. 정부 당국의 부동산 규제 조치가 더해지면서 부동산 가격 상승세도 진정되는 모습이다.

유럽은 아직도 양적완화가 필요한 지역이다. 기본 체력을 회복하려면 좀 더 강한 경기 자극이 필요해 보인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6월 통화정책회의를 통해 유럽의 정치적 불확실성, 미약한 경기 회복을 이유로 제로 금리 및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국지적으로 자산 가격이 급등하고, 채권 가격이 마이너스에서 거래되는 등 이상 신호가 나오고 있어 경계감을 가질 필요는 있지만 조사·심리 지표를 중심으로 경기가 개선되고 있다.

자산 가격의 거품에 취하지 않기 위해선 시장을 객관적으로 봐야 한다. 물론 지금의 자산 시장이 앞서 살펴본 것처럼 통제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자산 가격 거품이 꺼지는 시기에는 일반적으로 경기 후퇴 신호가 등장하지만 지금은 경기 회복이 진행되고 있다. 그렇기에 하반기 진행될 글로벌 경기 회복과 실적 성장에 기댄 위험 자산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 유럽은 경기 개선과 디플레이션 탈출 가능성으로 투자 매력이 한층 높아지고 있으며, 신흥국의 경기 회복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오온수 < KB증권 WM스타자문단 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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