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탈원전' 발목잡힌 사이…해외 진출 속도내는 일본 기업

입력 2017-07-16 19:03   수정 2017-07-17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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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비시, 미국·러시아 기업과 원전설비 공동개발 나서
신흥국 시장 공략 가속



[ 도쿄=김동욱 기자 ] 일본 미쓰비시전기가 미국 원자력발전 관련 기업과 손잡고 중소형 원자로(SMR)용 제어장치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러시아 국영 전력회사 로사톰이 추진하는 원전사업에 참가하기 위해 러시아 기업들과의 제휴협의도 시작했다.

한국이 신고리 5·6호기 원전건설 공사를 일시 중단하는 등 탈(脫)원전 정책을 급속히 밀어붙이는 가운데 일본이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6일 미쓰비시전기가 미국 홀테크와 제휴해 중소형 원자로를 제어하는 장치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에 따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침체된 일본 원자력 관련 산업의 기술력을 보존하고 해외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미쓰비시전기가 홀테크와 공동 개발하는 설비는 원전 운전상황을 감시하는 시스템과 전기시스템 제어장치다. 개발 후 설비에서 발생하는 연간 매출 규모가 수백억엔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홀테크는 기존 중형 원전에 비해 크기가 6분의 1 정도로 줄어들고, 출력은 16만㎾급에 달하는 SMR을 개발하고 있다. 미쓰비시전기는 미국 정부가 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 SMR 시장이 지속성장할 것으로 보고 발전소 개발 초기 단계부터 참여해 관련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로사톰은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 동유럽 12개국에서 원전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다. 미쓰비시전기는 터키와 동유럽 시장을 공략하려면 로사톰과 협력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 로사톰 산하 기업과 기술교류를 진행하면서 러시아 원전 규격에 미쓰비시전기 설비를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미쓰비시전기는 지금까지 미쓰비시중공업이 납품하는 원자로용 제품을 주로 공급해왔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일본 내 신규 원전 건설이 중단되면서 해외시장을 개척해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시장에서 대규모 원전 건설이 잇따르고 있다”며 “일본 원전산업이 미국과 러시아 기업과의 제휴를 지렛대 삼아 해외시장 진출을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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