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매업체 몰락…'제2 서브프라임' 위기 오나

입력 2017-07-17 17:41   수정 2017-07-1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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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쇼핑에 밀려 줄파산
매달 일자리 9000개 이상 줄어
부동산 시장으로 위기 번질 수도



[ 추가영 기자 ] 온라인 쇼핑의 부상으로 미국 백화점, 쇼핑몰 등이 줄 파산 위기에 놓이면서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에 맞먹는 자산 가치 폭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촉발한 유통시장 재편이 가속화하면서 올 들어 페이리스 등 10개 이상의 미국 업체가 파산하는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고 17일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온라인 쇼핑이 늘면서 백화점이나 쇼핑몰을 직접 찾는 소비자가 줄어들어 소매유통업체들은 총체적 위기를 맞게 됐다. 미국 대표 백화점인 메이시스, 시어스 등은 손실을 줄이기 위해 수백 개 점포를 폐쇄할 방침이다. 헤지펀드들은 미국 전역에 지어진 쇼핑몰이 문을 닫으면서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연쇄적인 충격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스티븐 케첨 사운드포인트캐피털 대표는 “서브프라임 위기 때보다 자산 가치 하락 규모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위기 징후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올해 미국에서 8640개의 소매점이 문을 닫았다. 이는 금융위기와 닷컴 거품 붕괴 당시를 웃도는 수준이다. 올 들어 관련 일자리는 월평균 9000개 이상 줄었다. 골드만삭스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100만달러 매출을 올리는 데 3.5명의 직원이 필요하지만 온라인(0.9명)에선 1명도 채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올해 소매업계에서 1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추산했다.

오프라인 매장 폐점이 잇따르면서 상업용 부동산은 물론 주택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제이 셀릭 13D리서치 선임연구원은 “소매업 위기 다음 단계로 상업용 부동산 거품이 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각에선 소매업 불황이 서브프라임 위기와는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세계 경제의 구조적 붕괴를 가져오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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