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층 부산롯데타워, 10여년 만에 사업 '재시동'

입력 2017-07-17 19:20  

롯데그룹, 건축허가 변경 시작…내년 9월 공사 재개 예정
완공 땐 부산 최고층 건물…국내선 잠실 제2롯데월드 다음



[ 이정선 기자 ] 용도변경 문제로 10여 년간 표류하던 부산의 최고층 부산롯데타워(조감도) 건립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롯데그룹은 “롯데타워에 주거용 레지던스를 추가하는 내용의 건축허가 변경 절차를 최근 시작했다”며 “관련 절차를 마무리하는 시점인 내년 9월 공사를 재개할 것”이라고 17일 밝혔다.

부산롯데타워는 부산 중구 광복동에 지하 8층~지상 107층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다. 최고 높이는 510.1m로 계획돼 있다. 이 건물이 완공되면 부산 최고층 건물인 해운대 주상복합아파트 ‘두산위브더제니스’(80층·310m)와 건축을 진행 중인 LCT(101층·411m)를 제치고 부산 최고층 건물이 된다.

또 지난 2월 123층(555m) 규모로 완공된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에 이어 한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건물이 될 전망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서울 삼성동 GBC(105층·569m)가 완공되면 3위 건물로 자리잡는다.

◆용도변경 착수

부산롯데타워 건립 부지는 바다를 매립한 곳이다. 롯데그룹이 부산지방해양수산청으로부터 사들였다. 호텔과 오피스, 콘도시설 등으로 건축허가를 받아 2004년 착공했다. 롯데그룹이 당초 건축허가를 받은 설계안에 따르면 롯데타워는 전망대 4개 층, 콘도 44개 층, 호텔 19개 층, 오피스 13개 층, 부대시설 9개 층 등으로 구성돼 있다. 롯데그룹은 이 중 콘도 44개 층과 오피스 일부 공간을 주상복합 아파트나 레지던스 등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사업 수익성을 높이고 부산 오피스 공급 과잉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용도 변경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그룹은 그동안 부산롯데타워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롯데물산의 역할을 축소하고 롯데건설 주도로 사업을 다시 꾸려나가고 있다. 설계는 희림설계사무소가 맡을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그동안 터파기만 한 상태에서 건물의 주동(主棟) 공사를 중단했다. 원래 설계안의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 따라 13년간 버티기 전략을 구사했다. 주동 옆에 지은 백화점은 임시사용 승인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영업하고 있다.

◆법적 걸림돌 10년 만에 벗어나

롯데그룹은 내년 9월을 롯데타워 용도변경과 착공 재개의 시발점으로 삼고 있다. 이 시기에 용도변경을 가로막던 법적 걸림돌이 사라지는 까닭이다. 롯데그룹은 2008년 9월22일 매립지에 대한 준공검사를 받았다.

이후 롯데그룹은 107층의 일부를 수익성 있는 주거용도로 변경하기 위해 2009년 부산해양청에 ‘매립목적 변경 허가’를 신청했다. 당시 중앙연안관리심의회는 관련 법률 위반을 들어 이 안을 부결시켰다. ‘공유수면 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 제48조는 준공검사일로부터 10년 이내에는 매립 목적을 변경해 사용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다. 이 같은 법적 걸림돌은 준공검사 10년이 지나는 내년에 해소될 전망이다.

부산해양청 관계자는 “준공검사일로부터 10년이 지나면 매립목적 변경 허가를 신청할 필요가 없다”며 “사업주체가 원하는 대로 용도변경 절차를 밟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건축허가 변경을 위해 부산시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변경안이 제출되면 관련 법률에 따라 허가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그동안 백화점에 대한 임시사용 승인 중단을 검토하는 등 공사 재개를 직간접적으로 요구해왔다. 방치된 현장에 대한 민원이 끊이지 않아서다.

이정선 기자 leew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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