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암환자, 주변의 관심·배려 줄어들면 우울감 극심해져"

입력 2017-07-18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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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충북대병원·국립암센터
암환자 1818명 대상으로 설문조사



[ 임락근 기자 ] 암환자는 건강한 일반인에 비해 주변 사람들로부터 관심과 도움을 많이 받지만 그렇지 못하면 더 쉽게 우울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동욱 삼성서울병원 암치유센터 교수와 박종혁 충북대병원 충북지역암센터 교수는 국립암센터 연구팀과 함께 사회적 지지가 암환자들의 삶의 질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연구하기 위해 일반인 2000명과 위암, 폐암, 간암 등을 앓는 암환자 181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했다.

연구팀은 이들에게 ‘인생에서 중요한 문제에 대해 조언을 구할 사람이 있다’ ‘사랑과 정서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등 사회적 지지와 관련한 8개 항목을 묻고 그 정도에 따라 1(최저)~5(최고) 사이에서 점수를 매기게 했다. 그 결과 8가지 항목 모두에서 암환자들이 일반인보다 평균적으로 높은 점수를 매겼다. 특히 ‘돈 문제와 관련해 고민을 털어놓을 사람이 있다’ ‘직장일이나 가사에 대한 고민을 토로할 사람이 있다’ 등 사적인 부분에서도 암환자들은 일반인보다 의지할 곳이 많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일반적으로 암환자들이 투병생활을 하면서 주위로부터 걱정과 배려 등 도움의 손길을 건네받기 때문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이런 사회적 지지가 부족하다고 여길 때 받는 충격은 암환자들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암환자와 일반인 모두 주변 사람의 배려와 관심이 적으면 우울을 더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그 정도가 달랐다.

암환자는 일반인보다 사회적 지지의 정도가 낮을수록 더 급격하게 우울감이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체 기능, 정서적 기능, 사회적 기능, 인지 기능, 역할 기능 등 삶의 질과 관련된 영역에서도 일반인에 비해 사회적 지지에 따른 영향이 두드러진 것으로 조사됐다.

박 교수는 “가족과 친구들의 충분한 지지를 받지 못하면 암 진단 이후 다시 흡연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며 “우울하고 삶이 힘들다고 느끼면 치료를 중단하거나 거부하는 등의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암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환자들은 신체적인 고통과 함께 재발의 두려움으로 인해 정신적으로도 불안과 우울함 등을 많이 겪는다”며 “가족과 친구들이 대화하고 정서적으로 돌봐주면 환자가 우울증을 겪지 않을 수 있고, 그 과정을 통해 주변에 더 감사하게 된다”고 했다. 이번 연구는 일본임상암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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