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 '될성부른 스타트업' 키운다…중견기업들, 500억 투자 펀드 조성

입력 2017-07-20 20:52   수정 2017-07-21 07:46

[ 김태현 기자 ]
부산·울산·경남지역 중견기업이 동남권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투자할 5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본격 지원에 나섰다. 벤처기업과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정부나 정책 금융기관, 지방자치단체 등이 주도해 결성한 펀드는 있으나 중견기업들이 주요 출자자로 참여한 펀드가 조성되기는 처음이다.

부산 중견기업들과 창업투자사인 라이트하우스 컴바인인베스트는 부산 해운대구 누리마루 APEC하우스에서 ‘KDB산업은행-중견기업 오픈이노베이션 1호펀드 조성식’을 하고 운영에 들어갔다고 20일 발표했다.

이 펀드는 지역 중견기업을 중심으로 건전한 지역 경제 생태계를 위해 500억원 규모로 마련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펀드 기금 중 100억원은 산업은행이, 400억원은 세운철강과 코메론, 명진TSR, 태광, 한국선재, 현대공업, 유니테크노, 오토닉스, 기성전선, 조광페인트, 네오넌트, 모든, 선보공업 등 부산과 울산, 경남의 중견기업 13곳이 투자했다. 펀드 500억원은 지방에서 결성된 스타트업 투자펀드 중 역대 최대 규모다. 펀드 결성에 참여한 중견기업인들은 “동남권 스타트업 상당수가 혜택을 받아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참여 기업들은 지역의 미래 성장을 위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기 위해 스타트업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자는 취지에서 자금을 출자했다. 기업들은 최소 수십억원의 자금 출연이 부담되지만 4차 산업 관련 기업과 스타트업 발굴을 등한시해 지역 경제가 활력을 잃게 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자금을 출연한 한 기업 대표는 “참신하고 혁신적인 창업기업에 투자되길 바란다”며 “후배 기업을 양성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건강한 기업 문화를 확산하겠다는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펀드 결성으로 스타트업은 중견기업으로부터 투자는 물론 기술 지원과 해외 진출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스타트업과 중견기업 간 상생모델을 구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펀드는 신성장 사업에 뛰어든 지역 스타트업 중 사업화 가능성은 높으나 자금력이 부족한 기업에 집중 투자된다. 운영은 라이트하우스(대표 최영찬)에서 맡는다. 라이트하우스는 지역 중견 제조업체의 2, 3세가 지역 4차 산업 육성을 위해 지난 3월 설립한 창업투자 회사다. 라이트하우스는 펀드 취지에 맞게 동남권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 대상을 발굴할 계획이다.

산업은행은 투자 네트워크를 활용해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중견기업과 스타트업 간 협력을 지원하며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자금을 유치해 펀드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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