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부터 실적개선 기대"
[ 김보형 기자 ] 국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를 밑돌면서 올해 2분기 정유업계 실적이 뒷걸음질쳤다. 국내 정유 4사는 작년 4분기부터 2분기 연속 2조원을 웃도는 영업이익을 내며 실적 잔치를 벌였다. 정유업계는 3분기부터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오는 26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에쓰오일을 비롯해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의 영업이익 합계액은 1조2000여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2분기(2조8497억원)와 지난 1분기(2조2705억원) 대비 거의 절반 수준이다.
1분기에 1조원대 영업이익을 낸 SK이노베이션은 2분기엔 5000억원대에 머무는 등 전분기보다 50~60%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유가 하락이 실적 부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작년 12월부터 배럴당 50달러를 웃돌던 두바이유는 지난 3월부터 하락세로 돌아선 뒤 지난달엔 배럴당 46.47달러까지 내렸다.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셰일오일은 채굴 비용 하락으로 유가가 배럴당 40~50달러 수준만 유지해도 이익을 낼 수 있게 되면서 생산량이 늘고 있는 추세다. 유전정보 서비스 업체 베이커휴스에 따르면 미국의 원유·가스 시추공 수는 지난 1월13일 659개에서 이달 1일 763개로 15% 이상 늘었다.
유가가 떨어지면 정유사가 미리 들여온 원유 재고 평가액이 깎인다. 유가가 배럴당 1달러 떨어지면 수백억원에 달하는 재고평가 손실이 발생한다. 원자재인 유가가 내리면 파라자일렌 등 정유사가 생산하는 석유화학 제품 가격도 동반 하락한다.
‘반토막 실적’에도 불구하고 정유사는 느긋한 편이다. “실적이 2분기에 바닥을 찍고 하반기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3분기는 차를 몰고 휴가를 떠나는 이른바 ‘드라이빙 시즌’으로 세계적으로 휘발유와 경유 소비량이 증가하는 특성이 있다. 정유업계의 수익성 지표인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정유업체가 수입원유를 정제해 남기는 이익)도 이달 배럴당 7달러대로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4분기에도 순항이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등유와 경유 등 난방유 소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 추가 하락 가능성도 높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셰일오일 개발업체 파이어니어 내추럴리소시즈의 스콧 셰필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언론인터뷰에서 “국제 유가가 배럴당 45달러를 밑도는 상황이 장기화되면 생산 계획 재검토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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