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예진 기자 ]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연내 인공지능(AI) 신약 개발 지원센터를 설립한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시스템을 구축해 신약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한국 제약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사진)은 24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제약산업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해야 한다”며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센터를 통해 산·관·학 전문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미래 기술을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협회는 AI가 신약 개발 초기 단계인 후보물질 발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배영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4차산업담당 전문위원은 “평균 10년인 신약 개발 과정에서 5000~1만 개의 후보물질을 검토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취합·분석하고 과학적 근거를 통해 후보물질을 추려내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I는 임상시험을 최적화하고 부작용과 작용기전도 예측할 수 있다”며 “화이자 머크 등 다국적 제약사는 이미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에 나섰다”고 덧붙였다.
협회는 센터 설립을 위해 실무자 20여 명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 회원사를 대상으로 수요 조사를 했다. 배 전문위원은 “매출액 기준 상위 40%의 회원사들이 센터 설립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장기적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보건의료빅데이터 시스템과 연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협회는 센터 설립 및 운영과 관련해 정부에 예산 지원도 요청할 계획이다.
협회는 아이메디신 최고경영자(CEO)인 배 전문위원을 비롯해 강수형 동아에스티 부회장, 허경화 퀸타일즈 IMS 수석고문, 최주현 브릿지바이오 창업자를 전문위원으로 위촉했다. 전문가를 영입해 글로벌 진출은 물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성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원 회장은 “제약산업의 성장에 가장 중요한 건 오픈이노베이션”이라며 “국내 제약사들이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을 수출하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공동 연구개발할 수 있도록 정부가 한국을 신약 개발 허브로 키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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