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직업계 "구조조정·해외 탈출 모색"

최저임금 인상…100년 기업이 떠난다

방직협회 8개 회원사 설문

최저임금·전기료 인상 이중고
인건비·전기료가 원가의 30%
2018년 업계 전체 270억 적자


[ 고재연 기자 ] 방직업계가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을 앞두고 구조조정과 해외 이전 등 살길을 모색하고 있다. 인건비가 부담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늘어나는 데다 산업용 전기요금마저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한방직협회는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이 경영 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12개 회원사 중 8개 면방업체를 대상으로 했다. 방직협회는 최저임금이 내년 시급 7530원으로 오르면 전체 근로자 중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비율이 기존 55%에서 74%로 높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8개 사의 1인당 평균 인건비는 연간 3546만원에서 4104만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2020년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오르면 인건비는 5389만원으로 뛸 전망이다.

방직업계 원가는 원재료인 목화 65%, 인건비 20%, 전기요금 10%, 기타 5% 등으로 구성된다. 8개 사의 작년 매출(면방사업으로 한정)은 총 1조3800억원이지만 영업이익은 32억원에 불과했다. 방직협회는 내년에 최저임금이 오르면 8개 사가 약 270억원의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추산했다.

최저임금이 예상보다 크게 오르면서 구조조정이나 해외 이전을 검토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전방은 경영난과 내년 최저임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직원 600여 명을 정리하는 구조조정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방직협회 관계자는 “전방은 빨리 움직인 것일 뿐이고 결국은 시간 문제”라며 “최저임금 인상은 국내에서는 섬유 공장을 돌리지 말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고 했다. 방직기계를 24시간 가동하는 업종 특성상 전기요금도 걱정이다. 8개 사는 작년 전기요금으로 총 520억원을 냈다.

정부는 30명 미만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에는 최근 5년간 최저임금 인상률 평균(7.4%)을 웃도는 추가 인상분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들 방직업체는 규모가 커 대상에서 제외된다. 방직협회는 “실질임금을 기준으로 한 새로운 최저임금 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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