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징어·금추·금겹살…여름철 장보기가 두렵다
상추값 한 달 새 291% 급등
폭염과 폭우 반복되면서 채소 값 천정부지 치솟아
"산지서 상추 씨가 말랐다"
수박 1통 1만8000원 넘어…계란 가격도 AI 여파 여전
[ 김보라/이유정 기자 ]
폭염에 이은 게릴라성 집중호우로 여름 식탁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전북·충청 지역에 이달 들어 폭우가 내리면서 시설 하우스가 대거 침수된 탓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4일 기준 다다기 계통 오이의 평균 도매가격은 상품(上品) 기준 10㎏당 3만7333원으로 한 달 전에 비해 165% 급등했다. 같은 기간 적상추는 291%, 애호박 102%, 시금치는 214% 올랐다.
여름 대표 과일인 수박 역시 가격이 뛰고 있다. 이날 도매시장에서 수박은 한 통에 1만6400원에 거래됐다. 1만4873원이던 평년(최근 5년 같은 기간의 평균가격)보다 10.2%, 1년 전(1만5300원)보다 7.1% 비싸다. 소매가격(1만8276원)도 평년보다 15.5% 높다.
여름 휴가철에 수요가 증가하는 돼지고기 삼겹살 가격도 20% 이상 올랐다. 올봄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AI)의 영향으로 1년 전 대비 50% 오른 달걀값 역시 떨어지지 않고 있어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길었던 가뭄, 이어진 폭염, 그리고 게릴라성 집중호우.
올봄부터 이어진 기상 이변에 장바구니 물가가 치솟고 있다. 채소값은 폭염과 폭우가 반복되면서 한 달 새 2~4배 폭등했다.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여전히 작년보다 50% 이상 비싼 달걀값과 여름 휴가철 성수기를 맞아 20% 넘게 오른 삼겹살값도 가계 물가에 부담이 되고 있다.
◆상추 4배, 오이는 2배 이상 올라
2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적상추 4㎏(도매가격 상품 기준) 가격은 4만5600원으로 한 달 전(1만1650원)에 비해 291% 올랐다. 밭작물인 상추는 6월 폭염으로 잎이 다 타들어가는 피해를 봤다. 7월 들어선 집중호우가 이어지며 산지에서 상추 씨가 말랐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상추 등 잎채소류는 보통 여름철에 출하량이 줄며 가격이 오르는 편이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올여름 상추값은 급등했던 작년보다도 19.7% 높은 수준이다. 평년에 비해선 66.6% 높다. 일부 마트에서는 현재 적상추 100g이 2340원에 팔리며, 국산 냉장 돼지고기 삼겹살 100g의 평균 소매가격(2397원)을 웃돌고 있다.
상추 가격의 고공행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여름 휴가철인 7~8월엔 야외활동을 즐기는 행락객이나 피서객이 많아 고기와 함께 상추 소비가 급증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상추가 워낙 무더위에 쉽게 상하는 데다 폭우가 겹치면서 시설상추 출하까지 크게 줄어들었다”며 “주요 출하지역의 폭염과 집중호우가 계속된다면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오이 애호박 등 대표적인 여름 작물도 침수 피해를 입어 가격이 한 달 새 2배 이상 올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충남 천안지역에선 7월 오이 출하면적의 약 15%에 해당하는 하우스 200여 동이 침수됐다. 충북 진천은 오이 수박 재배면적의 약 4%, 전북 익산은 7월 중순 이후 출하 예정인 수박 하우스의 70% 정도가 침수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충북 청주 오송 일대 애호박 하우스도 피해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24일 기준 오이 10㎏의 도매가격은 한 달 전보다 165% 오른 3만7333원, 호박 20개는 102% 오른 2만3000원에 거래됐다. 여름철 단골 과일인 수박도 한 통당 평균 소매가격이 1만8276원으로, 평년(1만5823원) 대비 15% 올랐다.
◆달걀값 여전히 비싼데 삼겹살까지
채소값뿐만 아니다. 대표적인 서민 먹거리인 삼겹살도 여름철 성수기를 맞아 가격이 크게 올랐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7월 둘째주 1등급 돼지고기의 평균 도매가격은 ㎏당 6240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평균 도매가(5165원)보다 20.8% 올랐다.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삼겹살의 소매가격도 20% 이상 상승했다. 작년 7월 이마트의 삼겹살 평균 가격은 2060원(100g 기준)이었으나 지금은 23.7% 오른 2550원에 판매되고 있다.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돼지고기 매출을 보면 삼겹살이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넘는다.
올해 삼겹살 가격이 급등한 것은 햄 등을 만드는 대형 돼지고기 가공업체들이 여름철 수요 증가를 예상하고 농가에서 미리 돼지를 사들이면서 경매에 나오는 돼지 마릿수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7월 둘째주 도매 경매된 돼지는 3014마리로 작년 같은 기간 4244마리보다 29% 감소했다. 경매되는 돼지 두수가 감소하면 삼겹살 물량이 줄어들어 가격이 오른다. 이마트 관계자는 “야외활동이 많은 7∼8월이 삼겹살 성수기이긴 하지만 올해는 작년 7∼8월보다 가격이 20% 이상 올라 장바구니 물가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달걀값도 AI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날 특란 30개 한 판 기준 가격은 7789원으로, 1년 전 5316원에 비해 47% 올랐다.
김보라/이유정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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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보라/이유정 기자 ]
폭염에 이은 게릴라성 집중호우로 여름 식탁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전북·충청 지역에 이달 들어 폭우가 내리면서 시설 하우스가 대거 침수된 탓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4일 기준 다다기 계통 오이의 평균 도매가격은 상품(上品) 기준 10㎏당 3만7333원으로 한 달 전에 비해 165% 급등했다. 같은 기간 적상추는 291%, 애호박 102%, 시금치는 214% 올랐다.여름 대표 과일인 수박 역시 가격이 뛰고 있다. 이날 도매시장에서 수박은 한 통에 1만6400원에 거래됐다. 1만4873원이던 평년(최근 5년 같은 기간의 평균가격)보다 10.2%, 1년 전(1만5300원)보다 7.1% 비싸다. 소매가격(1만8276원)도 평년보다 15.5% 높다.
여름 휴가철에 수요가 증가하는 돼지고기 삼겹살 가격도 20% 이상 올랐다. 올봄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AI)의 영향으로 1년 전 대비 50% 오른 달걀값 역시 떨어지지 않고 있어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길었던 가뭄, 이어진 폭염, 그리고 게릴라성 집중호우.
올봄부터 이어진 기상 이변에 장바구니 물가가 치솟고 있다. 채소값은 폭염과 폭우가 반복되면서 한 달 새 2~4배 폭등했다.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여전히 작년보다 50% 이상 비싼 달걀값과 여름 휴가철 성수기를 맞아 20% 넘게 오른 삼겹살값도 가계 물가에 부담이 되고 있다.
◆상추 4배, 오이는 2배 이상 올라
2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적상추 4㎏(도매가격 상품 기준) 가격은 4만5600원으로 한 달 전(1만1650원)에 비해 291% 올랐다. 밭작물인 상추는 6월 폭염으로 잎이 다 타들어가는 피해를 봤다. 7월 들어선 집중호우가 이어지며 산지에서 상추 씨가 말랐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상추 등 잎채소류는 보통 여름철에 출하량이 줄며 가격이 오르는 편이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올여름 상추값은 급등했던 작년보다도 19.7% 높은 수준이다. 평년에 비해선 66.6% 높다. 일부 마트에서는 현재 적상추 100g이 2340원에 팔리며, 국산 냉장 돼지고기 삼겹살 100g의 평균 소매가격(2397원)을 웃돌고 있다.상추 가격의 고공행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여름 휴가철인 7~8월엔 야외활동을 즐기는 행락객이나 피서객이 많아 고기와 함께 상추 소비가 급증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상추가 워낙 무더위에 쉽게 상하는 데다 폭우가 겹치면서 시설상추 출하까지 크게 줄어들었다”며 “주요 출하지역의 폭염과 집중호우가 계속된다면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오이 애호박 등 대표적인 여름 작물도 침수 피해를 입어 가격이 한 달 새 2배 이상 올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충남 천안지역에선 7월 오이 출하면적의 약 15%에 해당하는 하우스 200여 동이 침수됐다. 충북 진천은 오이 수박 재배면적의 약 4%, 전북 익산은 7월 중순 이후 출하 예정인 수박 하우스의 70% 정도가 침수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충북 청주 오송 일대 애호박 하우스도 피해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24일 기준 오이 10㎏의 도매가격은 한 달 전보다 165% 오른 3만7333원, 호박 20개는 102% 오른 2만3000원에 거래됐다. 여름철 단골 과일인 수박도 한 통당 평균 소매가격이 1만8276원으로, 평년(1만5823원) 대비 15% 올랐다.
◆달걀값 여전히 비싼데 삼겹살까지
채소값뿐만 아니다. 대표적인 서민 먹거리인 삼겹살도 여름철 성수기를 맞아 가격이 크게 올랐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7월 둘째주 1등급 돼지고기의 평균 도매가격은 ㎏당 6240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평균 도매가(5165원)보다 20.8% 올랐다.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삼겹살의 소매가격도 20% 이상 상승했다. 작년 7월 이마트의 삼겹살 평균 가격은 2060원(100g 기준)이었으나 지금은 23.7% 오른 2550원에 판매되고 있다.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돼지고기 매출을 보면 삼겹살이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넘는다.
올해 삼겹살 가격이 급등한 것은 햄 등을 만드는 대형 돼지고기 가공업체들이 여름철 수요 증가를 예상하고 농가에서 미리 돼지를 사들이면서 경매에 나오는 돼지 마릿수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7월 둘째주 도매 경매된 돼지는 3014마리로 작년 같은 기간 4244마리보다 29% 감소했다. 경매되는 돼지 두수가 감소하면 삼겹살 물량이 줄어들어 가격이 오른다. 이마트 관계자는 “야외활동이 많은 7∼8월이 삼겹살 성수기이긴 하지만 올해는 작년 7∼8월보다 가격이 20% 이상 올라 장바구니 물가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달걀값도 AI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날 특란 30개 한 판 기준 가격은 7789원으로, 1년 전 5316원에 비해 47% 올랐다.
김보라/이유정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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