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K, 아시아 최대 물류창고 업체 2대 주주로

입력 2017-07-25 15:35   수정 2017-07-25 16:48

마켓인사이트

ESR에 4000억 투자해 11% 신주 취득
최태원 회장, 반도체 이어 새 먹거리 '물류' 넘보나



이 기사는 07월25일(00:3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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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 아시아 최대 물류 창고 개발·운영 업체인 중국 ESR(e-Shang Redwood)에 약 400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로 올라선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전자상거래 시장과 함께 급성장하고 있는 제3자 물류(위탁 물류)를 반도체에 이은 신성장동력으로 삼기로 하고 선제적인 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물류업계와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는 25일 이사회를 열어 ESR이 추진하는 4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단독 참여해 지분 약 11%를 취득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ESR도 같은 안건의 이사회를 동시에 열어 이를 승인했다. SK㈜는 ESR이 지난달 진행한 상장 전 지분 투자(프리IPO) 예비 입찰에 참가해 중국 홍콩 싱가포르 등지의 대형 물류회사를 제치고 유상증자 참여 자격을 얻었다

ESR은 중국, 일본, 한국 등 아시아 전역에서 대형 물류 창고 및 파이프라인, 관련 부동산을 개발·운영하는 회사다. 미국계 사모펀드 워버그핀커스가 2011년 두 명의 중국 창업자들과 설립한 이샹(e-Shang)이 지난해 또 다른 물류 전문 부동산회사 레드우드(Redwood)와 합병해 출범했다. 중국 베이징, 상하이, 일본 도쿄, 나고야, 한국 김포, 부천 등지에 물류 창고를 운영하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뿐 아니라 미국 아마존도 ESR의 물류 네트워크에 의존하고 있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네덜란드연기금(APG), 캐나다연기금(CPPIB) 등이 아시아 물류 시장의 성장성과 ESR이 선점해놓은 입지를 높이 평가해 이미 투자해놓은 상태다. 국내 연기금들도 지난해 하나자산운용이 조성한 펀드를 통해 ESR이 발행한 3억 달러 어치 달러표시 선순위 채권을 사들이기도 했다.

SK㈜는 △제3자 물류 시장에 본격 진출하고 △중국에 물류 거점을 마련하며 △SK플래닛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11번가와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ESR 지분 투자에 나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장동현 SK㈜사장이 올해 초 취임 이후 내세우고 있는 ‘투자 전문 지주사’로서의 첫 결과물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ESR은 특히 신선 식품을 신속하게 운반하는 콜드체인(저온유통) 분야에서 중국 내 2대 업체로 꼽힌다”며 “중국 냉동 물류 시장의 성장성을 SK가 눈여겨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물류 창고업의 경우 초기 투자 비용이 높고 진입 장벽이 높아 좋은 입지를 선점해 물류 창고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ESR은 이미 아시아 등지의 주요 지역에 창고를 운영 중인데다 고급 기술을 필요로 하는 콜드체인 물류 시설을 갖춰 더욱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최근 유기농 식품 유통 업체인 홀푸드(whole food)를 인수하는 등 신선 식품 유통 및 관련 물류 시장이 꿈틀대고 있다”며 “최태원 회장이 SK실트론(구 LG실트론), 일본 도시바 등 반도체 분야에 대한 집중 투자에 이어 물류 산업을 점찍은 것”이라고 말했다.

SK㈜의 이번 투자를 계기로 글로벌 3자 물류 시장을 둘러싼 국내 대기업들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CJ그룹 물류 계열사인 CJ대한통운은 이미 ‘세계 5대 물류 회사 도약’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2013년부터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지의 물류 회사를 공격적으로 인수해 왔다.

삼성그룹, 현대자동차그룹, 롯데그룹 등도 그룹 계열사 물량을 주로 유통하는 제2자 물류에서 벗어나 제3자 물류로 빠르게 눈을 돌리고 있다. ‘그룹 내 일감몰아주기’ 비판을 잠재우는 동시에 성장하는 글로벌 물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삼성SDS는 자사의 통합물류 플랫폼인 ‘첼로’를 앞세워 글로벌 고객 확보에 나섰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물류회사인 현대글로비스도 자체 영업을 통해 제3자 물류의 비중을 높이는 동시에 해외 기업 인수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암스토롱앤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글로벌 3자물류 시장은 지난해 8000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2020년에는 9620억 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국가간 물류가 더욱 늘어나면서 통합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글로벌 M&A가 더 활발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정소람/유창재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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