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투기, 서해 상공서 미국 정찰기 가로막아…충돌 직전까지 치달아

입력 2017-07-25 19:59   수정 2017-07-26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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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문제로 미·중 긴장관계 반영


[ 이상은 기자 ] 미군 정찰기와 중국군 전투기가 한반도 서해 인근에서 한때 충돌 직전의 대치 상황에 처했다고 미국 국방부가 2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제프 데이비스 미 국방부 대변인에 따르면 전날 서해와 동중국해 사이, 중국 칭다오에서 148㎞ 떨어진 지점의 상공(공역)에서 미해군 소속 EP-3 정찰기 아래로 중국군 J-10 전투기 2대가 전속력으로 날아왔다. 이들은 속도를 줄여 전방을 가로막고 항로를 돌리도록 압박했다. 미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중국 전투기 한 대가 미 정찰기와의 거리를 약 300피트(91m)까지 좁히기도 했다고 외신에 전했다.


데이비스 대변인은 정찰기가 충돌을 피하기 위해 ‘회피 기동’으로 정찰 지역을 빠져나와야 했다고 설명했다. 미 국방부는 항공기들이 항로를 차단하는 일은 상대적으로 흔하며 대부분의 상호작용은 안전하게 이뤄지지만, 이번에는 ‘안전하지 않은’ 방식으로 항공기들이 마주했다고 설명했다.

미 CNN은 중국 공군이 동중국해 일대에 방공식별구역(CADIZ)을 가동하고 있으며 미국은 그 구체적인 범위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전투기들이 공세적으로 미국 정찰기의 항로를 차단하고 나선 것은 북핵 문제 등으로 최근 고조된 미·중 간 긴장관계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맷 나이트 미 태평양함대 대변인은 “미국 항공기는 정상적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며 “적절한 외교·군사 채널을 통해 중국과 이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 군함과 군용기가 오랜 기간, 높은 빈도로 중국 연해와 국경 근접지역을 정찰해 왔으며 이는 중국의 해상과 항공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한다”며 미국이 원인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미국이 국경 정찰과 관련한 활동을 즉시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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