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털' 강자된 쿠쿠전자, 정수기·공기청정기도 생산

입력 2017-07-26 19:36   수정 2017-07-27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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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학 대표 인터뷰

렌털 계정 110만개 넘어서…업계 첫 가전·가구 청소관리
현장관리 2500명 교육 강화

150억 들여 시흥에 공장…해외도 생활가전으로 공략
2020년까지 매출 1조 목표



[ 김정은 기자 ]
국내 1위 밥솥업체인 쿠쿠전자는 오는 11월1일 창립 40주년을 맞는다. 하지만 거창한 창립 기념식은 하지 않을 계획이다. ‘축배를 터뜨리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구본학 대표의 판단 때문이다. 쿠쿠전자는 최근 기업 체질을 바꾸기 위한 사업 다각화 등 다양한 시도에 나섰다. 혁신적인 제품을 소비자에게 저렴하게 렌털(대여) 서비스해 국내 생활가전업계의 패러다임까지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구 대표가 요즘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는 “우리가 고민하고 괴로운 만큼 고객은 행복해진다”다. 그는 7000억원대인 매출을 2020년까지 1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청사진을 세웠다.

◆렌털계정 110만 개…상위권

26일 서울 논현동 집무실에서 만난 구 대표는 “쿠쿠전자는 더 이상 밥솥회사가 아니다”며 “렌털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세계적인 생활가전회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쿠쿠전자는 국내 밥솥시장 점유율 73%로 부동의 1위다. 2010년 500억원을 투자해 렌털사업에 뛰어들었고 생활가전으로 영역을 넓혔다. 올해 렌털계정 110만 개를 돌파하며 상위권으로 도약했다.

최근 가전 및 가구 청소관리 서비스 사업을 시작했다. 구 대표는 “에어컨과 세탁기, 냉장고, 매트리스 등을 청소하는 ‘쿠쿠 홈케어 서비스’로 가격은 4만~16만원 선”이라며 “이 같은 청소관리 서비스는 국내 렌털 서비스업계 최초”라고 설명했다. 수직 계열화를 통한 인프라와 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에 가능했다.

구 대표는 현재 35%인 렌털가전의 비중을 절반 이상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얼마 전 150억원을 투자해 경기 시흥 산업단지에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등을 생산하는 공장을 준공했다. 렌털사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최근 투자사업부문, 가전사업부문, 렌탈사업부문을 분할해 지주회사로 전환했다. 그는 렌털사업이 안착한 비결에 대해 “코웨이나 청호나이스의 획일화된 서비스에 익숙해 있던 소비자들에게 품질, 디자인, 가격 등에서 선택의 폭을 넓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쿠쿠’ 브랜드로 전 세계 공략

대표적인 렌털 제품 ‘인앤아웃 정수기’나 ‘코드리스 공기청정기’는 구 대표가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그는 “아이폰의 일체형 배터리에서 착안해 정수기에 컵을 끼우면 밤새 살균 및 소독하도록 설계했다”며 “아내가 집에서 공기청정기를 방마다 옮겨다니는 걸 보고 코드를 아예 없애버렸다”고 말했다. 렌털업계의 후발주자인 만큼 현장관리 인력인 ‘내추럴 매니저’ 2500여 명의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등 서비스에도 신경 쓴다.

해외 시장도 생활가전제품으로 공략하고 있다. 진출 2년 만에 계정 13만 개를 확보한 말레이시아에선 올해 공격적으로 나서 계정을 25만 개로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턴키’ 방식으로 수출해 현지화하는 시스템으로 싱가포르 브루나이 등 동남아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구 대표는 창업주인 구자신 쿠쿠전자 회장의 장남이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일리노이대 회계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1995년 합류해 기술, 해외영업, 마케팅부문 등을 거쳐 2006년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중견기업연합회 이사로 활동하며 중견기업 규제 철폐에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구 대표는 “쿠쿠전자는 끊임없이 변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변화를 통해 ‘쿠쿠’를 세계적인 생활가전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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