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아류' 전락한 토종 SNS, 줄줄이 고전

입력 2017-07-3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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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플레인', 내달 서비스 종료
네이버 '폴라', 월 이용자 수 급감
인스타그램과 유사한 사진 중심 SNS…이용자는 외면




국내 양대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사진 중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의 유사품을 내놓고 있지만 줄줄이 쓴 맛을 보고 있다.

카카오가 최근 서비스 종료를 발표한 '플레인'과 네이버가 운영하는 '폴라'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 서비스는 글보다 사진과 동영상 공유에 특화됐다는 점에서 인스타그램과 비슷하지만 원조의 아성을 넘지는 못했다. '인스타그램 아류' 꼬리표를 떼지 못한 채 고전 중이거나 서비스 종료라는 최후를 맞았다.

30일 시장조사업체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의 국내 월 이용자 수(MAU)는 지난해 7월 512만명에서 지난달 633만명으로 1년새 100만명 넘게 늘어났다. MAU는 한 달에 한 번 이상 서비스에 접속하는 사람 수를 말한다.

반면 같은 기간 폴라는 MAU가 16만명에서 6만명으로 급감했다. 지난해까지 MAU 2만명 안팎을 유지하던 플레인은 올 들어 1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카카오는 결국 다음달 18일 플레인 서비스를 종료할 예정이다. 2015년 8월 서비스를 시작한 지 2년 만이다.

최근 인스타그램의 국내 이용자 증가세는 다른 SNS들을 압도한다. 시장조사업체 DMC미디어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국내 인터넷 이용자의 약 68%가 인스타그램을 이용하고 있다. 이는 전년 대비 12%포인트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페이스북과 카카오스토리, 밴드 등은 가입률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서비스를 시작한 인스타그램은 7년 만에 글로벌 MAU가 7억명을 돌파했다. 서비스 초반 연예인과 스포츠 선수 등 유명인들이 올린 사진들이 영향력을 갖게 되면서 점차 일반인 이용자들로 확산됐다.

최근에는 SNS를 지인과의 커뮤니케이션 용도로 쓰기보다 취향이나 관심사를 공유하기 위해 쓰는 사람들이 많아진 점도 인스타그램에 긍정적이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사진이나 동영상을 전세계 사람들과 빠르게 공유하고 해시태그로 게시물을 쉽게 검색할 수 있다.

이같은 흐름에 맞춰 국내에서도 사진 중심의 SNS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카카오는 2015년 1월 플레인보다 앞서 사진·동영상 기반 메신저 '쨉'을 내놨다. 그러나 냉담한 시장 반응에 출시 1년도 채 안돼 서비스를 종료했다. 얼마 안가 카카오는 플레인을 앞세워 설욕에 나섰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네이버가 같은해 선보인 폴라도 2년째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승자독식이 두드러지는 인터넷 산업 특성상 토종 SNS들이 인스타그램 대항마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터넷 서비스는 '네트워크 효과' 때문에 후발주자가 선두를 추월하는 사례가 드물다는 설명이다. 네트워크 효과란 서비스 이용자가 많을수록 서비스 질이 좋아지고, 그래서 이용자가 다시 늘어나는 효과를 말한다.

양승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네트워크 효과가 큰 인터넷 산업에서는 대체로 선제 진입한 서비스가 시장을 지배한다"며 "이런 현상은 SNS나 메신저에서 보다 강하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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