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혜화경찰서는 수십억원 규모의 계를 운영하다가 곗돈을 가지고 도주한 김모씨(68)를 붙잡아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광장시장 상인 다수가 해당 계에 가입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18명의 피해자가 17억원을 떼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김씨는 30여 년간 광장시장에서 일하며 주변 상인들과 쌓은 신뢰를 이용해 2015년 5월부터 계를 운영했다. 남편 최모씨(67)가 은행 지점장을 지내 신용에 문제가 없다고 호언장담도 했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김씨가 처음부터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전통시장의 고액 곗돈 사기는 잊을 만하면 터지는 사고다. 작년 8월 서울 은평구의 한 전통시장에서는 계주가 영세상인과 노인 등 61명에게서 받은 곗돈 14억원을 들고 달아났다. 그 한 달 뒤에는 서울 한 지하상가에서 상인 수십 명이 총 15억원의 곗돈을 날렸다.
경찰 관계자는 “높은 이자율을 보장하는 계일수록 계주에게 돌아가는 이득이 적어질 수밖에 없어 사기일 확률이 높다”고 조언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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