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위한 모바일금융 앞다퉈 선보였지만 '역부족'
부산은행은 불편 커지자 폐점 점포 되살리기로
[ 윤희은 기자 ] K뱅크에 이은 카카오뱅크 열풍은 국내 금융권에 큰 고민을 던져주고 있다. 비대면 금융거래가 확산되는 데 맞춰 은행들이 지점을 축소하면서 ‘정보기술(IT)금융 소외자’가 속출할 것이란 점에서다. 쉽게 말해 비대면 거래에 익숙하지 않은 60대 이상 고령층의 금융거래가 어려워지는 문제다. 정책당국은 물론 은행 등 금융회사와 소비자의 공통된 고민이기도 하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전체 은행거래 중 비대면 거래 비중은 40%를 넘고 있다. 인터넷·모바일뱅킹으로 은행 업무를 처리하는 금융소비자가 10명 중 4명이라는 의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인터넷뱅킹 등록고객 수(중복 기준)는 지난해 3월 1억1977만 명에서 올해 3월 1억2532만 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모바일뱅킹 등록고객 수도 6800만 명에서 7733만 명으로 급증했다. 인터넷·모바일뱅킹을 통한 거래실적(여·수신)도 지난해 1분기 1억3500만 건에서 올 1분기 1억5100만 건으로 껑충 뛰었다.
문제는 이 같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고령층 등 IT금융 소외자다. 한은 조사 결과 모바일결제 서비스 이용자는 20~40대의 경우 33~42% 수준이지만 50대는 17.3%, 60대는 5%에 그쳤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등 일부 시중은행이 고령층을 위한 쉽고 간편한 모바일금융을 선보이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게 금융권의 판단이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들이 점포를 줄이면 고령층이 금융을 이용할 기회는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은행권 관계자는 “IT에 익숙지 않은 고령층을 위해 점포를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가 딜레마”라고 토로했다.
특히 지방 은행과 농협은행의 고민이 깊다. 농촌지역에 영업기반을 둔 이들 은행은 고령층 고객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최근 부산은행은 지난해 폐점한 부산 영주동지점을 되살리기로 결정했다. 고령층이 30%가 넘는 이 지역 주민이 점포 폐쇄로 인한 금융거래 불편함을 호소한 데 따른 대응이다. 지방 지점이 많은 농협은행도 점포 축소를 놓고 고민 중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고령층의 이용 편의성 문제도 있고, 농협은행이 해당 지역구청 등의 돈을 맡아두는 ‘금고’ 역할을 하고 있어 무작정 점포를 없앨 수 없다”며 “당분간 대대적인 점포 축소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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