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 매체와 전문가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을 시험 발사한 후 이틀만인 30일(현지시간) 미군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요격 시험에 성공하자 가 북한을 자극하는 행동을 하지 말라며 미국에 경고하고 나섰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영자 자매지인 글로벌 타임스는 31일 중국 전문가를 인용해 미국은 북한에 대해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뤼차오 랴오닝 성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사드가 한반도라는 좁은 땅에서 북한의 중거리 미사일을 성공적으로 격추할 수 있을지 불명확한 가운데 이번 사드 요격 시험 성공은 동북아의 동맹에 대한 미국식의 지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뤼 연구원은 그러면서 "북한이 최근 보다 발전된 기술로 연달아 미사일 시험을 하는 위기 상황에서 미국은 북한을 화나게 하는 대신 진정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타임스는 미국의 사드 요격 시험이 지난 28일 북한이 미 본토 타격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되는 ICBM(대륙간 탄도미사일)급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에 성공한 뒤 이뤄졌다면서, 미국은 대응 차원에서 미국 전략무기인 장거리폭격기 B-1B 랜서 2대를 한반도 상공에 전개했다는 점을 소개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에 중국이 북한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에 매우 실망했다는 글을 올렸다는 점도 주목했다.
뤼 연구원은 "중국과 북한은 별개의 주권 국가이고 누구도 다른 쪽의 문제를 풀 힘이 없는 만큼 미국이 중국을 비난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오히려 중국은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해 충분한 노력을 했고 유엔 대북 결의도 엄격히 이행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중국이 북한산 석탄, 금, 희귀 금속 등의 수입을 금지하고 있으나 미국은 더 강력한 조치를 항상 원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북한 인민에 의식주를 제공할 인도적 의무가 있으므로 이는 말도 안 되고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글로벌 타임스는 '트럼프의 잘못된 트위터는 북핵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는 별도 평론을 통해 "북한의 ICBM이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다는 생각에 트럼프가 당황했으나 그렇다고 비난의 화살을 중국으로 돌리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매체는 "트럼프는 중국이 아주 쉽게 북핵 문제를 풀 수 있다고 하는데 이는 북핵 문제에 무지한 것"이라면서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결정하고 한미 군사 위협도 무시하는데 어떻게 중국의 제재가 이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북핵과 관련해 진심으로 중국에 도움을 요청하려 한다면 중국의 제안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면서 중국의 북핵 해법인 쌍궤병행(비핵화 프로세스와 북한과의 평화협정 협상)과 쌍중단(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받아들이라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