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호조·달러 약세…금·은·동 가격 '들썩'

입력 2017-07-31 19:24   수정 2017-08-01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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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 선물가격 2년2개월 만에 최고…금·은도 한달간 4~8% 상승

원자재 펀드 수익률 '쑥쑥'
KODEX 구리선물 ETF 등 최근 3개월간 10% 안팎 상승
국내 원자재 기업에도 '호재'…풍산·LS 등 주가 연일 올라



[ 하헌형 기자 ]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금·은·동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미국 달러 약세와 중국 경기 호조로 대표적 ‘안전 자산’으로 꼽히는 금·은과 산업용 금속인 동 가격이 동시에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구리값, 2년여 만에 최고

전기동(구리) 선물 가격은 지난 27일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전날보다 당 85.50달러 오른 6356.00달러에 마감했다. 2015년 5월18일(6387.00달러) 이후 2년2개월 만의 최고치다. 서태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당 5500~6000달러에 갇혀 있던 구리 가격이 세계 최대 구리 소비국인 중국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박스권’ 상단을 뚫고 상승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7일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경제 전문가 전망치(6.8%)를 웃돈 수치다. 서 연구원은 “세계 1, 2위 구리 채굴 국가인 칠레와 페루의 대규모 광산노조 파업으로 구리 채굴량이 감소하고 있는 것도 구리값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6월 미국 유럽 영국 등 주요 선진국의 ‘통화 긴축’ 움직임에 동반 하락했던 금과 은 가격은 지난 7일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 기간 상승률은 각각 4.95%와 8.39%다. 금과 은은 화폐(달러)가치가 떨어지는 것에 대비한 ‘대안 투자처’ 성격을 갖고 있어 가격이 달러와 반대로 움직인다. 유로 등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28일 93.259로 7월 초(96.218)보다 3.08% 하락했다. 이 수치가 하락했다는 건 달러가치가 그만큼 낮아졌다는 의미다.

‘KODEX 골드선물(H)’ 상장지수펀드(ETF)를 운용하는 최혜윤 삼성자산운용 매니저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당초 예상보다 늦춰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약(弱)달러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며 “온스당 1270달러에 육박한 금값이 연내 130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활기 도는 ‘원자재 재테크’

국제 구리 가격을 추종하는 국내 ETF와 상장지수증권(ETN) 주가도 연일 상승세다. 삼성자산운용이 운용하는 ‘KODEX 구리선물(H)’ ETF 주가는 3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125원(2.07%) 오른 6160원에 마감했다. 최근 1년 내 최고가다. ‘신한 구리 선물 ETN(H)’(상승률 11.41%)과 ‘TIGER 구리실물’ ETF(9.35%) 주가도 최근 3개월간 10% 안팎 올랐다.

국제 금값 하락으로 마이너스를 나타냈던 국내 금 펀드 수익률도 플러스로 돌아섰다. 국내에 판매되는 11개 금 펀드의 최근 한 달간 평균 수익률(31일 기준·에프앤가이드 집계)은 0.39%다. 금 펀드 가운데 설정액이 1150억원으로 가장 큰 ‘블랙록월드골드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H)(A)’의 수익률은 0.43%다.

원자재 가격 상승은 풍산 LS 등 국내 원자재 관련 기업 주가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최대 신동(伸銅·구리 가공) 회사인 풍산 주가는 이날 4만9700원에 마감하며 1년 내 최고가를 경신했다.

노현주 흥국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전기동 가격의 가파른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올해 풍산 영업이익(연결 재무제표 기준)은 지난해(2180억원)보다 31.65% 늘어난 287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S그룹 지주회사인 LS 주가도 LS전선 LS니꼬동제련 등 자회사가 국제 구리값 상승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에 최근 한 달 새 15.50% 상승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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