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항모 2척 한반도 조기배치도
중국은 사드 시스템 파괴 시험
[ 정인설 기자 ]
대북 압박을 둘러싸고 강 대 강 대결양상을 보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무력시위에 나서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주한미군이 한국 정부의 결정에 따라 사드 4기의 추가 배치에 나서자 중국은 사드 파괴 시험을 통한 무력시위를 벌였다. 미국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핵 추진 항공모함의 한반도 해상 출격 시기를 앞당기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시험 등을 통해 맞서고 있다.
2일 일본 NHK방송에 따르면 미국 당국자는 “중국 군이 지난달 29일 중국 북부에서 미국의 최신 미사일 요격시스템을 탄도미사일로 파괴하는 시험을 했다”고 밝혔다. 미군의 스텔스 전투기 F22와 비슷하게 만든 표적도 함께 명중시키는 훈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 당국자는 “미국이 감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 이 같은 훈련을 한 것은 언제든 사드를 파괴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속셈”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지난달 25일 ICBM급인 ‘화성-14형’을 2차 시험발사하자 한·미 당국은 한국에 사드 발사대 4기를 추가 배치하기로 했다. 일반환경영향평가를 받고 추가 배치 여부를 결정하려던 데서 선 배치, 후 영향평가로 방침을 바꾼 것이다. 이에 중국 정부는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할 뿐이며 중국을 포함한 이 지역 국가들의 안전과 이익을 해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미 당국은 군사적 협력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미국은 이달 중순께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두 척을 한반도 해상에 전개해 연합훈련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당초 오는 21일부터 벌이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계기로 항공모함 전개를 추진해왔으나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커져 출격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군당국은 북한이 ICBM급 미사일을 추가로 발사하거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6차 핵실험 등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반도 출동이 예상되는 항모는 로널드 레이건함(CVN-76)과 칼빈슨함(CVN-70)이다. 두 항모는 5월 말과 6월 초 동해와 한반도 인근 해상에서 한국, 일본과 각각 연합훈련 등을 했다. 레이건함은 미국과 호주의 연합훈련을 마치고 호주 퀸즐랜드주 인근 산호해에서 북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칼빈슨함은 지난달 초 샌디에이고를 떠나 5개월 반가량 임무를 수행할 서태평양 지역으로 이동 중이다.
미 공군은 이와 별도로 2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탄두를 싣지 않은 ICBM ‘미니트맨 3’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공군 지구권타격사령부(AFGSC)는 미니트맨 3를 발사해 4200마일(약 6759㎞) 떨어진 마셜군도의 콰절린 환초를 명중시켰다고 밝혔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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